1. 공정
원래 공정이란 반칙과 특권에 대한 저항이다.
좋은 집안에 태어났다는 이유로, 심판이 아는 사람이라는 이유로, 경쟁에서 부당하게 많은 몫을 가져가서는 안 된다. 반칙과 특권에 대한 분노는 우리 마음속에 내장돼 있다. 이게 공정 감각이다. 이 분노는 반칙과 특권이 작동하기 어렵게 한다. 명백히 사회에 더 이롭다. 그래서 사람들은 공정을 소중하게 생각한다.
이 원칙을 두 요소로 나눠 보자. 이렇게 된다. 1) 경쟁의 결과에 개입하는 2) 반칙과 특권을 용납하지 않는다.
나무랄 데 없다. 이걸 ‘공정의 원칙’이라고 부르자.
이제 이 공정의 원칙을 아주 살짝만 변형해 보자. 1) 경쟁의 결과에 개입하는 것은 2) 반칙과 특권이므로 용납하지 않는다.
첫눈에는 무엇이 다른지 알아채기도 어렵다. 그러나 이 미묘한 변형에, 우리 시대를 휩쓰는 공정 담론의 핵심이 있다.
로도스법과 장애인을 위한 연대의 유비에 동의하기 어렵네요. 불운하게 짐을 잃은 화물주를 십시일반으로 보상해주는 것이 짐을 잃지않은 화물주들에게도 이득이 되는 이유는 그렇지 않으면 해상무역 자체가 위축되기 때문입니다. 불운하게 장애를 얻은 사람을 보상해주는 것은 내가 장애를 얻었을 경우에 대한 보험이 될뿐, 평생 장애를 겪지 않는 사람에게는 그 자체로 이득이 되지 않습니다.
전장연의 진짜 목표는 이동권이 아니라 조단위 탈시설 예산을 얻어내는 것이라는 점에서 애초에 이슈 진단에도 동의하지 않지만, 설령 거기 동의한다 해도 그렇게 진단된 이슈에 대한 결론으로 로도스법 식 해법찾기는 근거가 빈약한 것 같습니다.
이준석식 정치에 대한 분석은 매우 흥미롭고 정확한 분석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는 그렇게 분석된 이준석식 정치가 세월호 참사 유가족에게 무소불위의, 마치 아우구스투스나 산림들이 누렸던 정치적 권위를 부여하는 민주당식 정치보다는 우리공동체에 유익하다고 생각해서 반대하지 않습니다만 말입니다. 전체적으로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이런들 어떠하고 저런들 어떠할까? 승자독식인데 우리 정치계가 이런 공론을 소화할 능력이 있다고 믿었던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은....수단과 방법을 안 쓰고 이기고 이겼으면 뭘해도 괜찮아 라는 느낌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