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우(박현안)
박순우(박현안) · 쓰는 사람
2024/06/08
프로젝트 얼룩소가 시범서비스를 시작할 때부터 이곳을 드나들었으니, 의도치 않았지만 얼룩소의 온갖 얼굴을 다 마주한 산증인 같은 사람이 되었다. 이곳을 드나들다 쭈뼛거리던 시절을 넘어 책 한 권을 내었으니, 나의 글 인생을 읊는데 얼룩소가 빠질 수 없다. 분명 감사한 공간이지만, ‘좋은 플랫폼이냐’는 물음에는 선뜻 답이 나오지 않는다. 오랜 시간 만큼이나 애증이 쌓인 탓이리라. 

포인트 지급을 중단한다는 소식에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한때 포인트는 달콤한 유혹이었고 글을 쓰는 강력한 동기였다. 코로나라는 전대미문의 팬데믹을 보릿고개처럼 넘다가 이곳 덕분에 소소한 생활비를 벌어 쓰기도 했다. 내가 쓴 글로 첫 만 원을 받은 날을 선명히 기억한다. 이름 없는 사람이 글로 돈을 번다는 건 신기함을 넘어 신비한 일이었다. 

덕분에 매일 쓰겠다는 다짐이 작심삼일로 끝나지 않을 수 있었다. 시범서비스가 끝나고 포인트 기대가 전혀 없는 데다 오가는 사람이 없을 때도 이곳에 남아 글을 올리곤 했으니, 내게 이곳은 글쓰기의 고향 같은 곳이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얼룩소는 내가 알던 얼굴이 아니었다. 

얼룩소는 개인을 존중하기도 했지만 처참하게 무시할 때가 더 많았다. 멀고 먼 길을 떠나면서 함께 탄 이들에게 가는 방향도, 그곳의 정보도 전혀 알리지 않았다. 한때 소통을 위해 다른 멤버들과 글로 시위(?)도 벌여봤지만 돌아오는 건 묵묵부답 뿐이었다. 희망을 버린 건 그때부터였다. 정든 사람들이 있어 남았을 뿐 이곳에 희망이 있어 드나든 건 아니다. 

정보통들이 소식을 전해온다. 앞에서는 인권을 말하고 소수자를 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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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씁니다. 『아직도 글쓰기를 망설이는 당신에게』를 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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