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3/08/08
둘째가 유치원에 다닐 때였어요.
하루는 무심한 듯 한 마디 툭 던지더군요.
"오늘 병원에 갔어"
유치원에서 병원을 갔다는 말이었어요.
왜? 하고 물었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워낙 말이 없던
 애라 더 이상 대답을 안하기에 선생님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아. 어머니 전화 잘 주셨어요. 오늘 ㅇㅇ이가 배가 몹씨 아프다고 해서. 애가 얼굴이 노랗고 심상치가 않아서요. 어머니 하곤 연락이 안되고요"
핸드폰도 없던 시절이었고 나는 직장에 다니고 있었기에 연락이 닿지 않았나봅니다.
배 아픈 원인은 변비였답니다.
관장을 하고 변을 본 뒤 아이의 얼굴은 화색이 돌고 더 이상 복통을 호소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너무 창피하더군요. 엄마가 얼마나 무심했으면 애가 변비로 병원에 갈 때까지 모르고 있었단 말입니까. 선생님 뵐 낯이 없더군요.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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