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에모] 구매욕이 없다고 해서 무소유의 삶은 아닌데

멋준오빠의 행복공작소
멋준오빠의 행복공작소 · TMT상담으로 소확행 찾는 행복공장장
2023/03/01
이 글은 얼룩소에서 진행하는 [얼에모], 얼룩소 에세이 쓰기 모임에 참가하는 글입니다. 소재 다섯 개(글 - 일 - 돈 - 쉼 - 나)에 대해 한 달에 2회가량 글을 쓰고, 서로의 글을 합평하는 시간을 갖게 됩니다. 경어체를 사용하던 평소와 달리 부득이 평어체를 사용하게 됨을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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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욕이 없다고 해서 무소유의 삶은 아닌데

0.
누구나 세상을 다
가졌던 때가 있다


돈과 처음 만난 기억을 떠올리면, [엄마 백 원만]이 스쳐 지나간다. 이 단어를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 아마 나와 나이가 비슷한 세대는 깊게 공감하리라. 비록 백 원만으로 할 수 있는 건 여러 가지 선택지 중에서 딱 한 가지뿐이었지만, 백 원만 있다면 뭐든지 다 할 수 있다는 바로 그 느낌이 좋았다. 아폴로, 쌍쌍바, 쥐포, 쫀디기, 논두렁. 이 중에서 무엇을 선택하면 좋을까 곰곰이 고민하다가 결국 가장 오래 먹을 수 있는 아폴로를 골랐었지.

아폴로를 집에 들고 갔다가 왜 불량식품을 사 먹냐면서 엄마한테 혼이 났던 것 같다. 어린 시절의 기억이라 내가 혼났는지 형이 혼났는지 정확하진 않은데, 아무튼 혼났던 것 같다. 솔직히 조금 억울했던 게 불량식품이 몸에 해롭다면, 불량식품을 사 먹은 걸 문제 삼는 게 아니라, 불량식품을 파는 사람을 문제 삼아야 했던 거 아닌가 싶었으니까. 여하튼 그때부터 몰래 사 먹었으면 먹었지, 아폴로를 집에 들고 오는 일은 없었다. 아폴로 다음으로 나의 원픽은 쌍쌍바. 쌍쌍바는 두 개를 두 손에 하나씩 잡아서 먹는 느낌이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아 특히 좋았다. 기분 좋은 날엔 친구에게 호기롭게 하나 건네주기도 하고.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았지만, [엄마 백 원만]에는 쿨타임이 존재함을 본능으로 알았다. 무작정 [엄마 백 원만]을 재촉해서 외친다고 해서 엄마에게서 백 원이 나올 리 없었다. 어설프게 떼를 쓰다간 오히려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게 될 뿐. 가만 생각해 보니, 나는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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