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년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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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21
북반구가 전례 없이 뜨거운 여름을 맞고 있다. 기후 변화가 계속해서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전례 없다"라는 표현은 이제 무의미해졌지만, 어쨌거나 이렇게 심각한 더위를 겪은 적이 없는 건 사실이다. 북반구의 모든 지역이 같은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영향이 미치는 범위는 점점 넓어지고 있다. 현재 폭염이 강타한 나라는 영국이다. 특히 이번 주는 40도가 넘는 날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영국 정부는 "노약자만이 아닌 모든 사람들이" 폭염에 대비하라고 발표하고, 뜨거운 기온에 공항 활주로가 물러질 수 있어 이 경우 공항 운영을 중단하겠다고 했다.

영국뿐 아니라 사실 유럽 전역이 비상 상황이다. 특히 프랑스 남서부와 스페인, 포르투갈에서는 대규모 들불/산불이 발생했지만 몇 주 째 진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이런 사태도 이제 미국 서부에서는 일상이 되어서 "산불 시즌(wildfire season)"이라는 말이 사용된다.
인도의 경우 지난 5월에 섭씨 50.6도라는 상상하기 힘든 폭염을 기록하면서 많은 희생자를 낳았다. 인도 기후의 특성상 7월에는 더위가 한풀 꺾였지만 4, 5월에 겪은 가뭄으로 작물에 큰 피해가 생기면서 밀수출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물론 이런 상황은 인도의 밀 생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전 세계 식량 공급이 타격을 입으면서 식량을 외국에 의존하는 많은 나라들, 특히 가격에 민감한 가난한 나라에서는 굶주림으로 사망하는 일이 급증할 것으로 예고된 바 있는데 여기에 기후 변화로 인한 영향이 더해진 것이다. UN 세계 식량 프로그램에 따르면 3억 4,500만 명이 아사(餓死) 위기에 놓여있다고 한다. 이는 기록적인 숫자다. 팬데믹 이전만 해도 1억 3,500만 명이었고, 20세기 내내 굶주림을 없애기 위한 전 세계적인 노력으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었지만 이제 그 노력은 물거품이 될 위기에 있다.

굶주린 사람들은 가만히 앉아서 죽지 않는다. 살기 위해 지역을 이동하고 국경을 넘는다. 세계은행은 기후 변화로 인해 이주하는 사람들이 2050년까지 2억 1,600만 명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 보고서(여기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다)에 따르면 지금 거주지에서는 더 이상 살 수 없어서 대량으로 이동하는 현상은 2030년부터 보게 될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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