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의 길을 개척해간 이집트학 연구자 곽민수를 만나다

박산호
박산호 인증된 계정 · 번역가, 에세이스트, 소설가
2023/10/26
   
약속 장소인 카페에 조금 일찍 나와 질문지를 훑어보고 있는데, “안녕하세요.”라는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고개를 들어 보니 온라인에서 자주 봐서 어느덧 익숙한 모습의 그가 서 있더군요. 시계를 보니 약속 시간보다 10분 일찍 도착한 그. 역시 프로들의 시간관념은 다르다고 생각하면서 인사를 나눴습니다. 

   
이집트 연구자 곽민수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사실상 그 덕분에 이집트에 끌렸기 때문입니다. 그를 알기 전에 이집트는 그저 피라미드, 파라오, 클레오파트라, 미라의 저주와 같은 몇 개의 키워드와 웅장하고 예스러운 이미지로 둘러싸인 나라였는데. 그를 통해 이집트의 유구한 역사와 흥미로운 사실을 조금씩 알아가게 됐습니다. 

   
그럴수록 그에 관한 개인적인 호기심도 커졌습니다. 국내에선 연구하기 힘든 이집트학을 연구한 젊은 학자이지만 그다지 학자 같은 분위기는 풍기지 않는 그. 다양한 사안에 관한 명철하고 합리적인 견해를 보유하고 있으며, 문화와 패션에도 소양이 풍부하고, 대중이 원하고 궁금해하는 이야기를 들려줄 줄 아는 그. 한국에선 관련 학과조차 없는 이집트학을 연구해서 이집트 하면 자동으로 그가 연상되는 커리어를 구축해 온 비결이 궁금해 어느 가을날 카페에서 그를 만났습니다. 
   

박-민수님은 국내 유일무이한 한국 이집트학 연구소(본인이 직접 설립했음) 소장님입니다. 이집트를 연구하려면 구사해야 하는 언어가 다양해야 한다고 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를 하면 좋고, 아랍어도 해야 하고, 콥트어도 해야 한다고 들었는데요. 민수님은 몇 개 국어를 구사하고, 실제로 연구엔 어떤 언어가 가장 많이 쓰이는지 궁금합니다. 
   

   
곽-우선 영어는 편하게 구사할 수 있고, 독일어와 프랑스는 떠듬떠듬 읽을 수 있는 정도입니다. 이집트학은 유럽에서 상류층이 주로 하는 학문이었습니다. 이들은 교육을 잘 받은 엘리트층이었기에 관련 문헌은 주로 이들이 쓰는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로 출간됐습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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