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사전이 왜곡한 역사1 - 유화부인, 주몽, 부여
2024/05/09
*국어사전에 실린 역사적 사건과 인명(人名), 용어 등의 풀이에 나타난 오류를 지적하고, 정확한 사실을 전하기 위해 연재 형식으로 이어가는 글이다.
삼국시대의 건국 신화는 말 그대로 신화여서 실제 사실이라기보다 후대에 국가의 정통성을 강조하기 위해 만든 이야기들이다. 그러다 보니 각종 역사서에 기록되어 있는 내용에 조금씩 차이가 있고, 서로 어긋나는 부분도 있다. 그런 부분을 감안해서 받아들여야 한다.
¶금와(金蛙/金蝸): 동부여의 왕. 고대 난생 설화상의 인물로, 부여 왕 해부루에게 발견되어 그의 태자가 되었으며, 유화를 아내로 맞아 고구려의 시조 주몽을 낳게 하였다.(표준국어대사전)
‘난생 설화상의 인물’이라는 표현이 모호하다. 난생은 알에서 태어난다는 얘기고, 표현만 보면 마치 금와가 알에서 태어난 것처럼 오해할 수 있다. 알에서 태어난 건 알다시피 주몽이다. 주몽의 탄생 설화에 금와가 등장해서 그렇게 표현했을 수는 있으나 적절치 못한 기술이다. 금와는 동부여의 시조 해부루가 늦도록 자식을 얻지 못해 산천에 기도를 드리다 곤연(鯤淵)이라는 곳에 이르러 큰 돌 밑에서 온몸이 금빛으로 빛나는 개구리 모양의 아이를 발견해서 태자로 삼았다고 한다.
뒷부분의 기술도 엉성하긴 마찬가지다. 마치 금와와 유화 사이에서 주몽이 태어난 것처럼 서술했기 때문이다. 주몽은 하백에게서 쫓겨난 유화(柳花)가 해모수를 만나 관계를 맺어 잉태한 자식이다. 금와는 그런 유화를 거두어서 궁정에 거처하도록 했을 뿐 왕비로 삼았다는 기록도 없다.
¶해모수(解慕漱): 북부여의 시조(始祖)(?~?). 전설상의 인물로, 흘승골성에 도읍하고 나라를 세워 국호를 북부여라 칭하였다. 천제(天帝)의 아들로 하백(河伯)의 딸 유화와 사통하여 고구려의 시조 주몽을 낳았다고 한다.(표준국어대사전)
¶흘승골성(紇升骨城): 고구...
시인으로 등단하여 <귀를 접다> 등 몇 권의 시집을 냈으며, 에세이와 르포를 비롯해 다양한 영역의 글을 쓰고 있다. 글을 쓰면서 국어사전을 볼 때마다 너무 많은 오류를 발견해서 그런 문제점을 비판한 책을 여러 권 썼다. 영화와 문학의 관계에 대한 관심도 많은 편이다.
@이시백 형님도 시작하셨군요. 저도 반갑고 기쁘네요.
여기서도 만나니 반갑습니다. 얼룩소라는 말이 참 다정다정.. 좋은 글 많이 부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