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절의 달콤함

콩사탕나무
콩사탕나무 · 나답게 살고 싶은 사람
2023/11/12

진동으로 해둔 휴대전화가 드르륵드르륵 울린다. 아이들을 학교 앞 승하차 구간에 내려주는 길이었다. 그 시간 학교 앞은 길을 건너는 아이들, 녹색 학부모, 경찰관, 선생님들로 도떼기시장을 이룬다. 정신이 없는 와중에 울리는 전화가 썩 반갑지 않았다. 짜증까지 밀려와 전화를 받지 않고 제 할 일을 했다. 아이들을 정해진 곳에 내려주고 무사히 그곳을 빠져나왔다.

신청한 희망 도서가 도착했다고 하여 책을 찾아가기 위해 도서관에 들렀다. 조금 전 전화를 건 주인공과 통화를 했다. 아들 친구의 엄마다.

“애들 학교 갔죠? 오늘 우리 애들 옷 사러 스타*드 갈래요?”

갑자기 날씨가 너무 추워져 입힐 옷이 없다고 했다. 계절이 바뀔 때 미리 옷장 정리를 하지 않으면 나도 늘 겪는 일이긴 하다. 철이 지날 때마다 훌쩍 크는 아이들은 금세 소매가 짧아져 팔목이 보이고, 바지가 발목 위까지 댕강 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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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지만 천천히 정성을 다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schizo12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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