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중독(2) : 명품의 가치
2023/05/06
명품 브랜드에서 오픈 런을 하는 사람들을 취재한 뉴스가 아직도 자주 뜬다. 일부는 제테크 수단으로 명품을 구매하는데, 그런 목적을 가진 판매자들은 ‘리셀러’라는 단어로 불리길 원한다. 구매자들은 ‘되팔이’라고 부르길 좋아하고. 물품의 고급화는 언제나 숫자로 환산된다. 수요에 비해 공급을 조절하는 것으로 쉽게 통제가 가능하니까. 리셀러는 개인 소비자가 유통망에 뛰어들어 유통 구조를 한 단계 더 늘린 결과에 가깝다. 이젠 전문적으로 한정판을 되파는 업체가 생겨날 정도로 사회는 소비의 정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남의 형편따위 걱정할 일이 아니다. 그런 생각으로 너도 나도 타인의 소비에 별 관심을 갖지 않는다. 과연 그럴까? 그 사이 소비자의 권익은 수직 하강하고 있다.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서도 눈길이 간다. 그러다가 자신도 유행에 눈 먼 돼지가 되어 브랜드 회사의 손아귀에 놀아나고 마는 것이다. 중고 거래가 활성화 되는 이유는 아득한 소비의 기준 상승으로 인하여 물품 가치의 재정비를 하려는 시장의 움직임이다. 모두가 익히 들어보았을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이 아닐런지. 제 값을 주고 사면 바보라는 소리가 서슴없을만큼, 소비자들은 어떤 제품에 대해 가능한 지출을 아끼려고 한다. 혹은 ‘누구보다 빨리’라는 시간의 차이로 지불되는 비용을 감당해야 하니까.
오픈 런과 리셀을 가능케 하는 것은 프리미엄 때문이다. 중고 시장은 구매 완료자들로 인해 형성되는 시장이기에 브랜드가 더 벌어들일 수익은 없다고 보아야 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브랜드는 한정판이라는 카드를 내 놓았다. 기간에 맞추어 판매하는 한정 수량 품목은 구매자들로 하여금 현명하지 못한 소비를 하게끔 이성을 마비시키며 이는 무척 성공적이었다. 개성을 중시하는 시대에 색깔 장사를 할 수 있다니 기업의 입장에서 얼마나 축복받은 시대일까. 출시일을 엇갈리게 조금의 변화로만 한정판을 내면 장사가 된다. 이게 작금의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