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는 오후

재재나무
재재나무 ·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
2024/10/05
장롱 맨 꼭대기에는 스카프며 머플러, 모자들이 한 칸을 가득 채우고 있다. 긴 시간 모은 것들이다. 물론 중간중간 때가 되면 버렸을 것이다. 뭐든 쌓아두고는 사는 성미가 아닌지라. 그럼에도 쌓이고 쌓였다. 

장례가 끝나고 열어 본 엄마의 텅 비어있던 장을 생각하며 오늘도 비우는 작업을 했다. 

언제부턴가 어깨 통증이 극심해져 그렇게나 좋아하던 스카프를 일체 할 수 없게 되었다. 옷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나로서는 스카프가 꽤 유용한 포인트였다. 늘 무지 티에 청바지인 옷차림에 스카프 하나면 만사 해결이었다. 운동을 하거나 가벼운 장소에는 스카프 대신 모자가 포인트였다. 캡 모자부터 방울 달린 털모자까지 그때그때 쓸 수 있는 모자들이 즐비했다. 올 여름 줄기차게 썼던 모자 한 개만 남겨 놓고 모두 재활용 통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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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분야에 관심이 많아요. 그냥 저냥 생활글을 잘 쓰고 싶은 사람입니다. 나의 이야기가 우리의 이야기가 되는 글을 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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