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사탕나무
콩사탕나무 · 나답게 살고 싶은 사람
2024/10/06
 날이 제법 쌀쌀해져 팔다리가 훤히 드러나는 얇은 여름옷을 걸치고 외출을 하자니 마음마저 춥다. 몸이 더 이상 자라지 않는 나는 올봄에 자주 입었던 긴팔 아이보리 셔츠와 여름에 좀처럼 손이 가지 않았던 연청색 와이드 청바지를 매치했다. 그렇게 뜨겁던 여름이 있었던가. 몸을 감싸는 옷감이 새삼 따숩고 고맙다.

 외출 준비를 하고 방에서 나온 열세 살 아들의 꼴이 우습다.

 "엄마, 이거 이제 못 입겠어!"

 티셔츠는 어깨가 꽉 끼고 팔은 짧아져 손목이 드러났다. 올 초에 여유롭게 입었던 검은색 청바지는 레깅스처럼 딱 붙었다. 6개월 만에 키가 8센티나 자라고, 몸무게는 10킬로 늘어난 아들에게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겠다. 조금 크게 샀다고 생각했던 다른 옷들도 마찬가지였다. 여름 내내  마르고 닳도록 신던 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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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지만 천천히 정성을 다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schizo12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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