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퇴역 군인이다.

신지윤
신지윤 · alookso 크루
2021/11/05
퇴역 군인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의미가 먼저 떠오르시나요?
저는 이전에는 참전 용사나 군에서 오랜 기간 수행하고 물러난 군인, 즉 노병의 이미지가 먼저 떠올랐는데요. 퇴역 군인은 군인이 병역 의무 기간을 마치고 현역 또는 예비역에서 물러나는 것을 뜻합니다.

그럼 제목을 다시 한번 읽어주세요.(궁금해 해주세요.)
28살 여성인 저는 퇴역 군인입니다.


대학교 시절 저는 우연한 계기로 ROTC에 대하여 알게 된 후 군인이 되고자 마음먹었습니다. 사실 단복을 입고 캠퍼스를 누비는 선배들의 모습을 보고 멋있다는 생각이 들어 나도 저 틈에 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멋있는 선배들이 많이 있었거든요.(흐뭇)
학군사관후보생에 지원하기까지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시작했다고 하는 게 맞을 것 같아요. 하지만 대학교 3학년 때부터 2년 간의 교내 교육과 체력 단련, 4번의 입영 훈련을 거쳐가며 군인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커졌어요. 정확히는 직업 군인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요.

훈련을 받으면서 육체적으로 힘에 부치는 때도 많았어요. 행군 때는 일명 "껄떡고개"라고 불리는 언덕을 넘으며 숨을 헥헥 대다가 주저 앉기도 했고, 각개전투 때는 K-3 사수 임무를 받아 양 어깨에 K-2 소총과 K-3 기관총을 교차해서 매고 훈련장에 나서 도착하기도 전에 땀으로 샤워를 하기도 했고요. 누구보다 열심히 해내고 싶지만 체력이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아 제 자신에게 실망하는 일도 많았어요.

근데 웃기지만 군인이 되고자 마음먹은 후부터 애국심이라는 게 생겨서 포기할 수가 없었어요.
TMI지만 희한하게 훈련 가면 애국심이 가슴속에서 들끓는 게 느껴져요.(토픽을 국뽕으로 했어야했나..)
훈련소에서 아침 점호 때 애국가를 부르는 데 그게 그렇게 울컥해요. 나라를 위해, 가족을 위해 내가 이렇게 땀 흘리며 노력하고 있다는 생각에 뿌듯하기도 하고 뭉클하기도 하고..마치 내가 대단한 일을 해내고 있다는 착각에 빠졌던 것 같아요. 그리고 우리나라, 우리 가족에 대한 소중함과 고마움을 새삼 많이 깨닫게 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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