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에모] 하버드 vs. 일신여상

민다
민다 · 엄마 교육자 조력자
2023/03/28

"하바드 나온 년보다 일신여상 나온 년이 더 빨리 집산다." 

이 얘기를 꽤 자주 들으면서 자랐다. 홀어머니에 외아들로, 아무 것도 없이 서울에 상경하셔서 자수성가하신 아버지는 아마도 먹물묻은 엘리트 주의에 빠진 청년들에게는 '잘난척 하지마라,' 무수저 청년들에게는 '포기하지 마라’ 라는 조언을 하고 싶으셨던것 같다. [성가의 기준은 개인에게 맡긴다. 지난 ‘돈’글을 읽으셨다면, 내가 아무것도 안하고 살아도 되는 재벌은 아닌 것을 아시겠지만.] 놈이 아니라 년인이유는 여성비하가 아니라 여상이라는 학교가 여자들이 다니는 곳이여서다. 놈이나 년이나, 메세지 전달에는 큰 차이가 없다. 타격은 거기서 오는게 아니다. 

그의 말들은 꽤나 unorthodox [언오소독스] 했고, 마냥 독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경험을 통한 혜안이 있다. [어록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언젠가 모아봐야겠다. 욕설이 많아서 펴내지는 못할수 있겠지만.] 그래서 더 아팠다. 어떻게 봐도, 나는 후자보다 전자에 가까웠기에. 

그렇게 되지 말아야지, 할 수록 자꾸만 전자에 가까워지는 것 같았다. 나는 왜 이럴까를 고민하던 시기를 지나, 그럼 왜 이렇게 키웠나. 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엘리트를 선호하는 가풍이라면 오히려 이해가 됐을텐데...이름있는 대학보다는, 직업학교를 나와 빨리 세상에 자리를 잡는 것이 부모를 자랑스럽게 했을까. 그것도 아닌것 같은데. 원망이 아니라, 정말 이해해보고자 하는 궁금증이 들었다. 그리고, 스노우볼 효과를 생각하면 근면, 성실도도 나쁘지 않고, 머리도 나쁘지 않고, 부양해야할 가족도 없는 나는 내 부모보다 훨씬 더 눈덩이를 크게 불릴 수 있었어야 하는데, 어디선가 브레이크가 걸려버렸다. 별다른 사춘기도 없이 큰 말썽도 없이, 대학까지 결혼까지, 잘 굴러가던 나라는 눈덩이는 어른이 되어서 이리 저리 돌았다. 아이도 낳고, 일도 계속하고, 눈덩이는 계속 굴러가는데, 눈이 자꾸 붙지를 않고 여우눈 같은 눈가루만 붙는 건지 떨어지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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