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있는 번역의 가벼움 by 노영식

뉴욕타임스 · 독보적인 저널리즘

2023/07/14

1985년 5월 19일 깊어 가는 파리의 황혼이 그의 얼굴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웠지만 그의 강렬한 푸른색 눈동자는 여전히 밝게 빛났다. 그는 강한 슬라브어 억양이 남아 있는 세련된 프랑스어로 천천히 질문에 답변했다. 인터뷰는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었다. 그는 “인간 존재의 알려지지 않은 단면을 드러내는 문학 작품만이 존재할 이유가 있습니다. 작가가 된다는 것은 진실을 설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진실을 발견하고자 하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1980년대에 밀란 쿤데라(인터뷰 당시 56세)는 콜롬비아 출신의 작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가 1960년대에 했던 일, 그리고 러시아의 작가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이 1970년대에 했던 일을 해냈다. 그들은 모두 문학 작품을 통해 조국을 세계에 알렸다. 마르케스는 중남미 문학을, 솔제니친은 러시아 문학을 세계에 알렸다. 쿤데라의 작품을 접한 후 그의 보편적인 통찰력에 매료된 서구 독자들은 동유럽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의 작품에는...

노

노영식 · 석기시대 언어학자

2023/07/15

참을 수 있는 번역의 가벼움

문화/예술+6 사상/철학/역사+7

내 책의 번역을 수정하느라 얼마나 많은 시간과 공을 들였는지 모릅니다.
번역 조은희(얼룩소).

You have no idea how much time and energy I have lost correcting the translations of my books.
글 올가 칼라일(Olga Carlisle)(NYT) 인용에서 재인용.

조은희(얼룩소) 국역은 원저자(밀란 쿤데라)가 자기 글의 번역 교정에 품을 들인 줄 알게 우리말로 옮겼다. 전문가의 세련된 번역을 본다. 전체 뜻 파악에 무난하다.
원문을 본 독자는 역자(조은희)가 '공을 들이다' 국어 관용 표현에 충실하면서 원문 뉘앙스와 거리가 생긴 것을 안다. 원문은 원저자 밀란 쿤데라가 자기 글의 번역을 교정하면서 자기 생각을 제대로 전달하려고 얼마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