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쉐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4/10/06
우리 성당의 사무실은 별도의 독립된 건물로 마당 끝 한 귀퉁이에 자리잡고 있다. 오래 되고 초라한 그 사무실 옆에는 두 칸짜리 창고가 맞붙어 있었다. 그 곳은, 거기 창고가 있는지 없는지 아무도 관심조차 없던 그런 공간이었다.
그런 공간이 새로 부임해 오신 신부님으로 인해 환골탈퇴하는 일이 벌어졌다. 신부님의 진두 지휘 아래 그 공간이 카페로 탈바꿈을 한 것이었다.

말끔히 청소를 하고 색칠을 산뜻하게 한 건 물론이고 신자들한테서 기증 받은 듯한 레트로 감성이 물씬 풍기는 고가구며 손때 묻은 소품, 심지어 레코드판까지 벽에 붙여 장식을 해놓았다. 가운데는 여러명이 둘러 앉을 수 있는, 역시나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커다란 테이블이 자리를 잡았다. 방은 크지는 않지만 그래도 2칸으로 나눠져 있어 제법 프라이빗한 분위기도 연출되고 있었다.
바닥은 에폭시를 여러번 칠해 반들반들 빛나고 있었고.

어디 그 뿐이랴. 야외 공간도 소홀히 하지 않고 테이블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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