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르 위고, <파리의 노트르담>이 말하는 선과 악

유창선
유창선 인증된 계정 · 칼럼니스트
2023/11/28

우리 안에 얽혀 있는 선과 악

소설에 나오는 주인공은, 뉴스에 나오는 정의의 인물은 언제나 선한 의지를 가진 인간이기를 우리는 기대한다. 그러한 믿음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 많은 위안과 힘을 주기 때문이다. 반대의 경우를 생각해보라. 믿었던 사람조차 배신해버린다면, 우리는 누구를 믿고 살아가야 할 것인가. 생각하고 싶지 않은 슬픈 결말이다. 하지만 그러한 슬픈 결말이 현실에서는 수없이 많이 일어난다.

이루어질 수 없었던 사랑들

빅토르 위고가 쓴 『파리의 노트르담』의 주인공은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를 마음속으로 간절히 사랑하는 꼽추 카지모도, 그러나 페뷔스 중대장을 짝사랑하는 에스메랄다, 신부의 본분을 망각한 채 에스메랄다에 대한 욕정에 사로잡힌 클로드 프롤로 부주교다.

꼽추이고 귀머거리인 카지모도는 에스메랄다를 사랑하게 된다. 카지모도는  다가갈 수 없는, 마음속의 사랑을 품게 된다. 그런데 에스메랄다를 차지하려는 또 다른 사람이 있었으니, 카지모도가 괴물 같은 모습으로 태어났을 때 거리에서 데려와 키운 프롤로 부주교였다. 그는 에스메랄다와 페뷔스가 밀회하는 것을 옆방에서 몰래 훔쳐보다가 격분하여 페뷔스를 칼로 찔러 죽이고 도망간다. 그러나 범인으로 지목된 사람은 그때 쓰러졌다가 깨어난 에스메랄다였다. 그녀는 사악한 마법으로 페뷔스를 살해하려 했다는 누명을 쓰고 교수형을 선고받는다. 사람들은 그녀를 마녀로 생각했다. 페뷔스를 죽인 진짜 범인 프롤로 부주교는 감옥에 갇힌 에스메랄다를 찾아가 사랑을 고백한다.

“내 육신은 여자의 모습이 지나가는 걸 보고 흥분했던 적이 한두 번 아니었어.”

욕정에 사로잡힌 자신을 실토한 프롤로는 주님이 인간과 악마를 똑같은 힘으로 만들어놓지 않은 잘못을 했다며, 자신 안에 있는 악마를 말한다. 그의 고백을 들은 에스메랄다는 몸서리친다.

화재로 공사 중인 노트르담 대성당. 사진=유창선

사랑했던 모든 이들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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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넘게 시사평론을 했습니다. 뇌종양 수술을 하고 긴 투병의 시간을 거친 이후로 인생과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져 문화예술과 인생에 대한 글쓰기도 많이 합니다. 서울신문, 아시아경제,아주경제,시사저널,주간한국, 여성신문,신동아,폴리뉴스에 칼럼 연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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