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maniac
bookmaniac · 장르소설 마니아
2024/01/06
그렇다면 저는 오리와 살진 않지만, 오리와 사는 것과 같은 기분입니다.

철마다 해마다 새로 사지 않더라도 여기 저기서 받은 세 식구의 겨울 옷들 안에는 오리들이 잔뜩 들어 있습니다. 아마 다 합치면 최소한 오리 열 마리는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각기 롱패딩 하나씩과 경량숏패딩 하나씩은 가지고 있으니 말입니다.

갑자기 몹시 오리에게 미안한 기분이군요. 구스 함량이 높은 구스를 일부러 찾아다니며 산 건 아니지만, 롱패딩과 경량패딩에는 의례히 오리(거위? 닭????? 오리 맞겠죠? 가슴털은 아니더라도 오리겠지요 아마도)털이 들어 있습니다.

오래 입고 물려 받는 옷도 많다보니, 여러 해를 지낸 겨울 옷들에선 속에 담긴 오리털이 존재감을 뿜뿜 뽐냅니다. 바느질 자국을 따라, 가끔은 자국이 없는 곳도 뚫고 나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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