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에 월백하고...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4/04/19
-아, 잠깐. 여기 차 좀 세워봐요!  사진 좀 찍게.
- 뭔 소리야. 시간 없어. 바빠 죽겠는데!

멋대가리 없고 재미성 없고 배려심마저 없는 남편은 더 빨리 쌩하며 운전을 해 산길을 내달린다.

우리집 올라오는 길가엔 아름드리 고목인  배나무가 있다. 얼마나 둥치가 굵은지 어른 둘이 팔을 벌여야 가까스로 껴안을 수 있을 정도고 가지도 옆으로 한없이 뻗어 웅장하기까지 한 나무다. 저 정도면 몇 백년은 됐겠지 싶다.
그런 큰나무에 온통 하얗게 꽃이 폈으니 얼마나 황홀하고 장관이겠는가. 마치 하얀 눈이 거대한 나무에 내린듯한 그 모습을 멀리서라도 보면 누구라도 와~ 하고 감탄할 수 밖에 없을 것같다.

배꽃. 이화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불리는 그 배꽃이 활짝 피어 하늘을 다 가릴 듯 멋들어진 자태를 드러내고 있는데 사진이라도 찍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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