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을 이겨내는 힘은 어디서 오는가

유창선
유창선 인증된 계정 · 칼럼니스트
2024/04/10
– 프리드리히 니체, 『이 사람을 보라』


내가 니체를 본격적으로 읽은 것은 가장 외롭고 힘들 때였다. 정치적 환경 때문에 방송 일이 다 끊겼을 때 나는 혼자 세상으로부터 고립된 느낌이 들었다. 이제 그렇게 살아가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을 때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읽었다.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었지만 니체의 말들은 가라앉았던 나의 내면을 일으켜 세우고 있었다. “내가 바라는 삶을 살자. 아니면 더 이상 살지를 말든가.” “높이 오를 생각이라면 그대들 자신의 발로 그리하도록 하라!”


삶이 어렵고 힘들 때, 니체를 만나

그 뒤로 니체를 계속 읽어갔다. 내용이 난해해서 해설서를 뒤지고 강의를 들으러 다니기도 했다. 내가 다니던 인문학 공동체에서는 다른 철학자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수강생이 니체 강의실을 찾았다. 니체는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서양 철학자로 꼽힌다. 대부분의 철학서가 그렇지만 니체를 읽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이 니체에 관한 책을 읽고 강의를 들으러 온다. 무엇 때문이었을까.

다들 사는 게 어렵고 힘들기 때문이다. 삶이 힘들고 외롭다고 느끼는 많은 사람이 니체를 통해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고통을 극복해나갈 힘과 용기를 얻고 싶었던 것이다. 니체를 읽으면 그것이 가능해지는 것일까.

나 역시 니체로부터 많은 힘을 얻었던 기억이 있다. 니체는 “나는 고독이 필요하다”며 “보라, 나 끊임없이 자신을 극복해야 하는 존재다”라고 말해주었다.

"우리는 아주 거센 바람처럼 저들의 머리 위 높은 곳에 살고자 한다. 독수리와 이웃하고, 만년설과 태양과도 이웃하면서 말이다. 거센 바람이라면 그렇게 산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니체가 우리에게 그런 힘을 줄 수 있는 것은 그 자신이 누구보다도 고독하고 고통스러운 삶을 살았던 철학자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당대에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던 철학자다. 친구들도 그의 새로운 사상을 이해하지 못했고, 그가 쓴 책은 대중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는 인기 있는 저자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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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넘게 시사평론을 했습니다. 뇌종양 수술을 하고 긴 투병의 시간을 거친 이후로 인생과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져 문화예술과 인생에 대한 글쓰기도 많이 합니다. 서울신문, 아시아경제,아주경제,시사저널,주간한국, 여성신문,신동아,폴리뉴스에 칼럼 연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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