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으로 만드는 당근쥬스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4/04/04
당근을 자그마치 10키로나 샀다. 처음엔 그저 5키로 정도만 사야지 했는데 10키로가 무게 대비 훨씬 싸게 파니 어쩔 수 없이 많이 살 수 밖에 없었다.
갑자기 당근을 이리 많이 사게 된 이유는 오로지 남편 눈 때문이다.
남편은 몇 년 전 용접을 하다가 각막에 화상을 입었었다. 용접공을 구하기가 힘이 들어 자기가 직접 해보겠다며 용접하는 도구랑  용접 보호안경을 사놓고 딸아이를 불러 용접하는 법을 전수받았다.
딸아인 조소과를 다녔기에 금속 용접이니 돌 깎는 기술이니 각종 조소기법을 학교에서 익혔던 터였다. 딸애도 학교에서 용접 할 때 옆의 학생 불빛에 각막에 화상을 입은 적이 있었다. 어느날 "엄마 나 눈에 화상 입었어." 하며 눈도 제대로 못 뜨고 집에 오는 바람에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다른데도 아니고 눈이었으니 말이다.
"해마다 꼭 저런 애들이 한 두명 있다니깐. 집에 가서 가만히 눈 감고 며칠 쉬어! " 하셨다는 교수님 말씀대로 딸애의 눈은 걱정과는 달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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