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4/01/08
딸랑딸랑 방울소리가 들린다. 방울소리는 청아하지만 그 소리를 내는 건 내가 미워하는 윗집 염소들이다. 크고 작은 7마리의 염소는 떼로 몰려 다니며 우리집에 상당한 피해를 주고 있다. 키가 작고 옆으로 퍼지는 소나무의 밑둥을 죄다 뜯어먹어 모가지가 휑하니 드러나 엉성하기 짝이 없게 만들어 놓질 않나 가을엔 텃밭의배추, 무 잎도 야무지게 뜯어먹고. 그 뿐인가. 왔다 간 흔적을 남기느라 염소똥을 사방에 싸놓기 일쑤고.
그래서 청아한 방울소리만 들리면 부리나케 뛰쳐나가 염소를 향해 돌을 던진다. 내 실력이나 힘으로 맞힐 수는 없지만 충분히 위협이 되는지 모두 후다닥 도망을 간다. 방울소리를 마구 울리면서.

밤만 되면 개짖는 소리가 요란하다. 우리 강쥐는 아니다. 또 윗집이다. 그 집 두 마리 강쥐가 끊임없이 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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