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놈, 복받은놈, 나쁜놈

미미패밀리
미미패밀리 · 한 아이의 아빠이자 고양이 형아입니다
2023/07/19
대학졸업 후 학생 신분을 벗어던지고 사회에 나와 만난 사람 중 내가 가장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을 꼽자면 딱 한 사람이 떠오른다.
같은 회사에 다니는 c형이다.
우리의 첫만남은 그닥 달갑지 못 했다.
당시 난 입사 5년차의 대리였고 c형은 경력직으로 입사해 나와 동일한 1년차 대리였다.
당시의 나는 회사일에 회의감이 들고 짜증이 온몸에 베어 업무를 할 때의 표정은 항상 무표정했다.
라인 작업자들과 통화를 할 때도 쏘아부치는 말투와 불합리함과 멍청함을 참지 못 하는 인내심으로 인해 잦은 다툼이 있었다.
고객사의 과도한 업무 요청에 틱틱대고, 들어주기 엄청 싫다는 듯한 말투와 따져묻는 대화방식에 대부분의 고객사는 나를 어려워했다.
난 먼저 다가오거나 싹싹하며, 공손하고 예의바른 사람에게는 더할나위없이 친절하게 굴고 웃음을 지었지만 반대의 사람에겐 내가 느낀 감정의 몇 배나 기분이 나쁘도록 해줬다.(원래 성격이 기분이 나쁘면 상대방에겐 몇 배로 돌려줘야 직성이 풀린다.)
출처: 펙셀스, 분노

안그래도 경력직으로 낯선 곳에 자리를 잡고 적응하기도 힘든 상황에서 매일같이 날이 서있는 내가 옆에 있으니 얼마나 눈치가 보였을까.
c형의 성격은 원래 붙임성이 좋은 편이라 다른 사람들과는 금새 친해졌지만 나와는 친해지는데 한참이 걸렸다.
그러던 어느 날 c형의 주도로 팀원들끼리의 술자리가 만들어졌고 나도 참석하게 되었다.
난 평소에는 조용하고 까칠해보이고 냉정해보이지만 술만 마시면 핵인싸가 되어버린다. 모든 대화에 끼려고하고 나로 인해 사람들이 웃고 재밌어하길바란다. 또한 술마실 땐 아무리 처음보는 사람도 금새 친해져버린다.
이 날도 마찬가지였다. 처음엔 좀 어색했지만 술기운이 조금씩 올라오면서 엄청나게 친근감을 표현하기 시작했고 술자리 한번만에 우린 거의 친구가 되었다. 내가 사람을 판단할 때 ‘이 사람과는 많이 친해질 수 있겠다’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기준이 있다.
바로 ‘포용력’이다.
이 사람의 포용력이 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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