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왕님이 돌봐 주실까.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4/01/06
우리집은 지하수를 사용한다. 땅 속으로 150미터 쯤 파서 지하수를 끌어올려 대형 물탱크에 저장한 다음 집집마다 수도로 공급을 하는 시스템이다.
한 달에 내는 수도요금은 가구당 만 오천원으로 고정되어있다. 공교롭게도 이 물을 사용하는 다섯 집이 약속한 듯 2인 가구들이라 요금은 공평하다 할 수 있겠다.
사실 이 요금은 물값이라기보다 물을 끌어올리는 전기요금이라는게 맞는 말이다 . 그저 흘러가는 물을 끌어 올리는 건 전기니까.
물은 수질검사 결과 식수로 적합하다는 판정이 나왔다. 산속이고 지하 깊은 곳의 물이니 당연히 수질은 좋겠지. 그러나 지하수를 마신다는게 왠지 내키지 않아 식수는 여전히 생수에 의존하고 있다.
수량도 풍부하다. 아무리 가물어도 물이 부족해 본 적이 없다. 수량도 넉넉하고 요금도 고정되어 있고. 그럼 물을 펑펑 써도 되겠네. 물론 그렇다.
그런데도 나는 물을 낭비하질 못한다.
쓸만큼은 충분히 쓰지만 필요 이상은 여전히 아끼려고 애를 쓴다. 조금만 물이 넘쳐도 깜짝 놀라 물을 잠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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