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일요일이니까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3/01/29
"애들 오는데 뭐 먹을 것 좀 준비해야지..."
설 연휴에 딸들이 온다는 말을 듣고 남편이 내게 한 말이다.
설이 코 앞인데 마누라가 암것도 준비를 안하는 것 같으니 걱정이 되는 모양이다.
설마 내가 애들 굶길까바?  은근 짜증이 난다. 그래서 말이 퉁명스럽게 나갔나 보다.
"준비는 무슨 준비"  해버렸다.

담날 운동 갔다 온 남편이 박스 하나를 내려놓는다.  고기며 닭. 야채. 동태포.물미역... 한가득이다.
"이게 다 뭐유?"
"애들 오면 해먹여야지!"
"아놔.  다 사놨거덩요!  왜 물어보지도 않고 그런대요?"
"그럼 뒀다 나중에 먹으면 되겠네!"
"냉동실 터져나가는구마!"

그렇게 대화 불통으로 인해 설 반찬거리를 이중으로 사들여 놓고 그 담날 남편이 입원하는 바람에 애들은 못 내려오고 식품들만 고스란히 남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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