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4/06/26
남편이 전화를 걸었다. 왜요? 라고하면 너무 퉁명스럽게 들릴까봐 간단히 네~ 하고 대답한다.
잠시 머뭇거린다. 그리고 한다는 말이
- 할 말 있어 전화했는데 생각이 안나네...  뭐였지?... 큰일이네.
슬며시 짜증이 났다. 그래도 최대한 친절하게
- 하나도 안 이상해여. 이 정도 현상이야 당연하지. 
짐짓 인심쓰듯 위로를 건넨다.
- 생각나면 다시 전화하소. 
결국 전화는 오지않았다. 다행이다. 틀림없이 나를 귀찮게 할 부탁 일게 뻔하니까.
이런 일은 너무 자주 일어나 이젠 놀랍지도 않다. 금방 쓴 물건 찾느라 하루 해가 짧을 지경이니.

놀라운 건 양념을 몽땅 냉장고에 넣놓는다는 거다. 간장, 소금. 설탕, 식초, 젓갈, 후추 까지도? 왜? 그런 건 상하는 것도 아닌데. 고춧가루, 기름 종류면 몰라도. 기름도 참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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