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불명 피아노

나철여
나철여 · 할미라 부르고 철여라 읽는다^^
2023/08/30
나를 알고 내가 아는 사람들의 이름을 다 부르지 못 할 정도로 내 건반 위에서 꿈을 치던 그들을 이제 잊어야 하는가.
이렇게 작별을 고해야 하는가.
마지막 존재 증명이자 조난 신호를 보낸다.
제발 쓰레기 취급만 말아 달라고.

by.철여


가을을 재촉하듯 내리는 비는 갈팡질팡 오락가락이다.
어제 오후 손자 하원 길, 비에 젖은 피아노를 만났다. 그것도 쓰레기 종량제 스티커가 덕지덕지 붙은.
빗물에 불은 건반이 울퉁불퉁
아마도 버려진 지 하루는 지난 듯 지나가는 아이들이 한번씩 툭 툭 치며 건드리려 본다.

오늘 등원 길에서도 만났다.
도저히 못 깨어 날 의식 불명 상태다.

"할머니 이 피아노는 불쌍하다."

"누가 버렸지?"
"음악 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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