져도, 넘어져도 괜찮아
2024/01/17
미련스러움이 키운 아픔
당시 나는 첫 번째 출산 후 극도의 산후 우울증을 겪고 있었다. 지금 돌아보면 전조는 충분했지만 출산이 처음인 내가 늘 스스로를 탓하던 그 미련스러움에 적신호가 가려졌던 것뿐이었다.
여러 번의 가진통을 이겨내던 어느날 드디어 진진통이 왔던 날, 15시간의 긴 진통에도 3센티 이상 자궁문은 열리지 않았다. 계속되는 심한 진통 때문인지 뱃속 아이는 물 밖을 나온 물고기처럼 파닥거렸고, 엄마의 직감으로 위험을 예감하던 그 순간 요란한 기계음이 불안정한 아이의 심장박동을 알렸다.
마음의 준비 없이 맞은 갑작스런 반신 마취 응급수술. 당시 내 정신은 원망스러울 만큼 말짱히 깨어 있었다. 다행히 아이는 건강하게 태어났지만, 아이가 무사한 걸 확인하자마자 혈압이 하강했고 호흡곤란이 왔다. 그 후유증으로 나는 수술 트라우마가 생겼고 지금도 여전히 간단한 치과 진료나 위내시경 등을 하는 병원 진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야 그 뿐이면 감사할 일이리라. 원하지도 않던 산후우울증과 공황장애는 투플원 셋트 상품처럼 쫓아와 나를 괴롭혔다.
모든 게 계획대로 척척 이루어 졌기에 더 믿기지 않았던 아이를 낳은 첫날, 그 순간 만큼은 세상 무엇도 부럽지 않을 만큼 행복했다. 하지만 다음날 밤, 너에겐 잠시의 행복도 줄 수 없어라며 악마가 비웃기라도 하는 듯 설명 되지 않는 불안과 공포 우울이 한꺼번에 나를 덮쳤다. 출산 후 병증으로 한층 더 미련스러워진 나는 이 모든 게 내가 나약한 탓이라며 스스로에게 무서운 칼날을 들이밀며 가족들에겐 증상을 숨겼다. 결국 가리고 덮어 키운 거대한 그놈이 나를 죽음 끝까지 극단적인 충동으로 몰고 갔다. 그제야 난 가족에게 도움을 청하고 1년 정도 정신과 약과 상담 치료를 병행하며 조금씩 병세가 나아졌다.
그런데 이렇게도 재수가 없을 수 있을까? 어릴 때부터 이미 삶은 언제나 힘든 것이며, 고통이라면 충분히 맛봤다고 생각할 만...
@안주영 깊이가 없는 분이 달수 없는 댓글을 달아주셨네요. 분명 안주영 님은 어떤 터널을 지나왔고 지나고 있는 거 같습니다. 제가 지나고 있는 터널과 조금은 닮았기에 이렇게 위로와 힘이 되는 말씀을 해주시는 것같아요.
넘넘 감사해요. 긴 글을 여러 번 읽어 주신 것도요.
다행히 그 어두운 터널들을 지나오며 마음의 근육과 사고의 근육이 조금 붙으니 감사한 마음과 대부분 행복한 날을 보내고 있는 거 같아요.^^ 아마. 안주영 님도 그러리라고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조금 아프고 많이 행복한 날들이 펼쳐지시길 바라요 감사해요 ^^
여러 번 천천히 읽을 수밖에 없는 글이었습니다. 긴 글이지만, 글 사이사이에 미처 담기지 못한 시간들까지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 같아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저는 출산 경험은 없지만 많은 부분 제 상황과 맞닿아 있어 공감이 가기도 했고요. 저는 아직 어두운 터널을 지나는 중이지만,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고통스러운 시간들이 하나씩 흘러가니 분명 깨닫고 얻게 된 것도 많은 것 같아요. 미혜님이 그러신 것처럼 나 자신을 온전히 들여다보는 글을 쓰기도 하고 나에게 상처와 고통을 안긴 사람들을 진정으로 이해하려 노력도 해 보면서 삶을 바라보는 긍정적인 시선이 자리잡힌 것 같습니다. 앞으로 또 어떤 상처와 불안이 우리를 흔들어 놓을지 모르겠지만, 이제는 조금은 여유롭게 그것을 관망할 힘을 얻지 않았나 싶어요. 미혜님도 그러시리라 생각합니다. 남은 나날은 많이 웃으시길, 소소한 행복을 자주 느끼시길 진심으로 바라 봅니다.
@수지 님 비슷한 심적 고통을 느껴서 서로 공감하고 통하나 봅니다. 누군가 이렇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시는 것만으로 위로가 되고 힘이 나요. 감사해요.
글에 다 쓰지 못 했지만 여러 사정들이 있었고, 수지님도 그러하셨겠지요? 어릴 땐 마냥 아프기만 했고 도망치기만 했는데. 고통 두려움과 마주하기로 마음 먹고 글을 도구로 아픈 과거의 제게 찾아가 스스로 위로하고 안아주는 과정을 거쳤더니 참 많이 좋아졌습니다.
작년부터는 오히려 과거의 아픔에 감사하는 마음을 조금씩 느끼기 시작했어요. 조금 더 빨리 잘 살고 행복할 방법을 찾도록 느끼고 깨달으라고 그런 시간들이 있었구나 느낍니다.
미리 많이 아파보니 왠만한 건 너그럽게 받아들이는 여유를 조금 얻게 되어 기쁩니다. 저도. 부모님도 그저 나와같이 부모가 처음인 나약한 인간이란 걸 느끼고야 이해하고 제 마음도 다독일 수 있었는데 수지님의 깨달음과 닮아 기쁩니다^^
조금 더 빨리 자신을 알고 조금 더 길게 행복을 누리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나니 요즘은 행복한 날이 훨씬 많습니다.
수지님도 저도 조금 아프고 많이 행복하길 🙏 바라요.
매번 감사해요 ^^♡
@미혜 님,, 글 잘 읽었어요.
오랜시간 아프셨네요. 부모님부터 시작된 고통이 미혜님까지 물려받은 느낌이 듭니다.
어머님도 어떤 일로 인해 마음의 병을 앓으셨겠지요?
전 가끔 나의 모성애를 의심할 때가 많아요. 저도 첫째낳고 몸이 말을 안들어서 너무 힘들었거든요. 분명히 아기에게 해줄게 너무 많은데 마냥 눕고만 싶고 아무것도 하기싫어서
비디오 틀어놓고 옆에서 널브러져 누워있었어요.
시간이 지나고 생각해보니 어릴 때부터 짐작으로 느낀 우울증이 아니었나 싶더라구요.
애를 낳고 무슨 우울증이야? 싶겠지만 정말 우울증이라는게 사람 잡는 거드만요.
그래서 모성애도 없는 엄마구나 싶어서 제가 너무 싫었답니다.
지금도 나의 모성애를 의심하고 있지만 이미 너무 늦어버렸네요. 애들은 제멋대로 다 커버렸습니다.
죽을 때까지 마음의 병은 따라올 것 같아요. 잘 견디고 이겨내면서 하루하루 잘 살아갑시다.
어릴 때는 몰랐던 부모님마음도 조금씩 이해되고 부모나 나나 한낱 인간에 불과하다는 걸
느끼며 살고있네요.
오늘도 내일도 힘냅시다. 화이팅!!
@JACK alooker 그렇네요. 좋을 때보다 힘들 때 주변을 보면 알 수 있는 게 맞는 거 같아요. 이런 걸 캐치 하시는 잭님은 진짜. 진국이세요.^^ @재재나무 님두 진국이신 거 같아요^^
반드시 힘들 때에야 비로소 @재재나무 님처럼 @미혜 님께 손을 내밀어줄 수 있는 분이 누군지 알 수 있게되는 것 같습니다.😉
@재재나무 너무 따뜻한 마음을 가지신 재재나무 님 긴 글 읽어 주시고 이렇게 공감 가는 따신 댓글 달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 맞아요. 맞아요. 우린 다 괜찮아요^^
져도, 넘어져도 괜찮아요. 혹시 혼자 일어설 수 없더라도 또 괜찮아요. 누군가는 손을 내밀어 줄테고 누군가는 어깨를 다독여 줄테니까요!
@미혜 님,, 글 잘 읽었어요.
오랜시간 아프셨네요. 부모님부터 시작된 고통이 미혜님까지 물려받은 느낌이 듭니다.
어머님도 어떤 일로 인해 마음의 병을 앓으셨겠지요?
전 가끔 나의 모성애를 의심할 때가 많아요. 저도 첫째낳고 몸이 말을 안들어서 너무 힘들었거든요. 분명히 아기에게 해줄게 너무 많은데 마냥 눕고만 싶고 아무것도 하기싫어서
비디오 틀어놓고 옆에서 널브러져 누워있었어요.
시간이 지나고 생각해보니 어릴 때부터 짐작으로 느낀 우울증이 아니었나 싶더라구요.
애를 낳고 무슨 우울증이야? 싶겠지만 정말 우울증이라는게 사람 잡는 거드만요.
그래서 모성애도 없는 엄마구나 싶어서 제가 너무 싫었답니다.
지금도 나의 모성애를 의심하고 있지만 이미 너무 늦어버렸네요. 애들은 제멋대로 다 커버렸습니다.
죽을 때까지 마음의 병은 따라올 것 같아요. 잘 견디고 이겨내면서 하루하루 잘 살아갑시다.
어릴 때는 몰랐던 부모님마음도 조금씩 이해되고 부모나 나나 한낱 인간에 불과하다는 걸
느끼며 살고있네요.
오늘도 내일도 힘냅시다. 화이팅!!
@JACK alooker 그렇네요. 좋을 때보다 힘들 때 주변을 보면 알 수 있는 게 맞는 거 같아요. 이런 걸 캐치 하시는 잭님은 진짜. 진국이세요.^^ @재재나무 님두 진국이신 거 같아요^^
반드시 힘들 때에야 비로소 @재재나무 님처럼 @미혜 님께 손을 내밀어줄 수 있는 분이 누군지 알 수 있게되는 것 같습니다.😉
@안주영 깊이가 없는 분이 달수 없는 댓글을 달아주셨네요. 분명 안주영 님은 어떤 터널을 지나왔고 지나고 있는 거 같습니다. 제가 지나고 있는 터널과 조금은 닮았기에 이렇게 위로와 힘이 되는 말씀을 해주시는 것같아요.
넘넘 감사해요. 긴 글을 여러 번 읽어 주신 것도요.
다행히 그 어두운 터널들을 지나오며 마음의 근육과 사고의 근육이 조금 붙으니 감사한 마음과 대부분 행복한 날을 보내고 있는 거 같아요.^^ 아마. 안주영 님도 그러리라고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조금 아프고 많이 행복한 날들이 펼쳐지시길 바라요 감사해요 ^^
여러 번 천천히 읽을 수밖에 없는 글이었습니다. 긴 글이지만, 글 사이사이에 미처 담기지 못한 시간들까지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 같아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저는 출산 경험은 없지만 많은 부분 제 상황과 맞닿아 있어 공감이 가기도 했고요. 저는 아직 어두운 터널을 지나는 중이지만,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고통스러운 시간들이 하나씩 흘러가니 분명 깨닫고 얻게 된 것도 많은 것 같아요. 미혜님이 그러신 것처럼 나 자신을 온전히 들여다보는 글을 쓰기도 하고 나에게 상처와 고통을 안긴 사람들을 진정으로 이해하려 노력도 해 보면서 삶을 바라보는 긍정적인 시선이 자리잡힌 것 같습니다. 앞으로 또 어떤 상처와 불안이 우리를 흔들어 놓을지 모르겠지만, 이제는 조금은 여유롭게 그것을 관망할 힘을 얻지 않았나 싶어요. 미혜님도 그러시리라 생각합니다. 남은 나날은 많이 웃으시길, 소소한 행복을 자주 느끼시길 진심으로 바라 봅니다.
@수지 님 비슷한 심적 고통을 느껴서 서로 공감하고 통하나 봅니다. 누군가 이렇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시는 것만으로 위로가 되고 힘이 나요. 감사해요.
글에 다 쓰지 못 했지만 여러 사정들이 있었고, 수지님도 그러하셨겠지요? 어릴 땐 마냥 아프기만 했고 도망치기만 했는데. 고통 두려움과 마주하기로 마음 먹고 글을 도구로 아픈 과거의 제게 찾아가 스스로 위로하고 안아주는 과정을 거쳤더니 참 많이 좋아졌습니다.
작년부터는 오히려 과거의 아픔에 감사하는 마음을 조금씩 느끼기 시작했어요. 조금 더 빨리 잘 살고 행복할 방법을 찾도록 느끼고 깨달으라고 그런 시간들이 있었구나 느낍니다.
미리 많이 아파보니 왠만한 건 너그럽게 받아들이는 여유를 조금 얻게 되어 기쁩니다. 저도. 부모님도 그저 나와같이 부모가 처음인 나약한 인간이란 걸 느끼고야 이해하고 제 마음도 다독일 수 있었는데 수지님의 깨달음과 닮아 기쁩니다^^
조금 더 빨리 자신을 알고 조금 더 길게 행복을 누리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나니 요즘은 행복한 날이 훨씬 많습니다.
수지님도 저도 조금 아프고 많이 행복하길 🙏 바라요.
매번 감사해요 ^^♡
@재재나무 너무 따뜻한 마음을 가지신 재재나무 님 긴 글 읽어 주시고 이렇게 공감 가는 따신 댓글 달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 맞아요. 맞아요. 우린 다 괜찮아요^^
져도, 넘어져도 괜찮아요. 혹시 혼자 일어설 수 없더라도 또 괜찮아요. 누군가는 손을 내밀어 줄테고 누군가는 어깨를 다독여 줄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