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잊지 말아요

똑순이
똑순이 · 익어가고 있는 중년 입니다.
2023/12/21
사람은 누구나 어느 정도의 루틴이 있을 것이다.
나는 점심시간에 글을 쓰고, 답글도 쓰고, 저녁에 집에와서 집 안일을 끝내면 얼룩소에서 뛰어 다니며 놀았었다.
이 루틴이 깨진지 오늘로 18일째.

일은 일대로 하면서 남편 병실로 집으로, 쉬어도 쉬는 것 같지 않고 두 집 살림하기가 힘들다.

그래도 매 끼니마다 알에서 깨어난 제비 새끼처럼 입을 벌리고 내가 떠먹여주는 밥을 받아먹던 남편이 이제는 혼자서 밥도 먹고, 오늘 수술 부위의 실밥도 풀었다- 혼자서 밥만 먹어줘도 일이 없는 것 같다.

점심을 먹고나면 머리를 감겨줘야 하고 얼굴도 씻겨주고 시트도 갈아주고 환자복도 갈아입혀주고 - 이래서 병원비 보다 간병비가 더 나온다고 하더니 요즘 내가 온몸으로 느끼고 있는 중이다.

시간이 흐르니 끝이 보이기는 하나 신경...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남편의 병으로 조금 특별한 삶을 살아왔고, 지금도 그렇게 살고 있으며, 3명의 손주가 있는 할머니 입니다. 지금은 병원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2.7K
팔로워 417
팔로잉 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