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세곡
천세곡 · 남들과는 다르게 누구보다 느리게
2023/04/19
검은 리본 속 너의 얼굴을 바라본다. 눈물이 나지 않는다. 이렇게 마주하는 현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준비없는 이별 앞에 왜 내가 너에게 고개를 숙여야 하는지 모르겠다. 
 
  친구들이 거의 다 모이자, 한 친구가 운을 뗐다. 송모 군이 사회인 야구를 계속 하고 있었는데, 어제 야구하고 나서 갑자기 쓰러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병원을 옮기던 도중 심정지로 사망했다고 한다.  
 
  믿을 수가 없었다. 송모군은 어렸을때부터 운동신경이 좋아 모든 운동을 다 잘했다. 그리고 늘 운동을 하며 살던 친구다. 축구, 농구, 태권도 뭐하나 못하는게 없었다. 특히 야구를 좋아했었다. 근데, 야구를 하다가 떠난 것이다.
 
  우리는 모두 말을 이어가기 어려웠다. 처음으로 맞이하는 친구의 장례식이 아직은 너무 낯설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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