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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받습니다] 미국 작가의 파업 승리, 우리도 가능할까? 이기원 작가가 답한다
2023/10/10
지난 9월 27일 0시 1분을 기해서 WGA(미국작가조합)의 파업이 종료가 되었습니다. 작가들이 배고프면 항복하지 않고는 못 배길 거라 장담했던 AMPTP(영화와 TV제작자연합)이 장장 5개월에 걸친 생존을 건 투쟁에 결국 지네들이 항복하고 만 것입니다.
이번 파업 승리로 얻어낸 전리품을 쉽게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우선 집필 영역에서 AI의 침공에 대한 완벽한 방어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사용 규칙’을 명문화함으로써 어느 정도 제어가 가능토록 했습니다.
사실 AI의 등장에 대해 작가가 현실적으로 가장 두려워했던 것은 AI로 인한 작가라는 직업의 완벽한 대체가 아니었습니다. 자신이 피땀 흘려 쓴 작품을 AI가 편집이라는 이름으로 난도질할 거란 것 때문이었고, 스튜디오가 AI를 통해 만든 허접한 스토리를 원작이랍시고 작가에게 각색을 시킬 거란 것 때문이었습니다.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었기도 했고요.
이게 무엇을 의미하냐 하면, 전자의 경우에는 AI가 공동 집필자로 크레딧에 올라간다는 것이고, 후자는 AI가 작품의 원작자로 크레딧에 등재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작가의 자존심 문제를 떠나 작가 고료가 반토막이 난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합의에서 작가가 집필한 원고를 AI가 편집할 수 없게 했고, AI가 만든 스토리를 각색하더라도 작가의 오리지널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즉, 크레딧에 있어서 불이익을 받지 않게 함으로써 금전적 손해도 입지 않게 된 것입니다.
취미는 작법 연구. <하얀 거탑>, <제중원> 집필. 드라마를 베이스로 ‘세상의 모든 작법’ 을 쉽고 분명하게 알려 드립니다. ‘공모에 당선되는 극본 쓰기’, ‘원포인트레슨’, ‘작가가 읽어주는 작법책’ 등등이 연재됩니다
이메일 keewon77@naver.com
아직.. 작가는 아니지만.. 일단 총선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해야 될 것 같습니다.
@715ysj 하하하... 죄송합니다. 저 못 봤습니다. 그리고... 별로 볼 생각도 없습니다. ㅎㅎㅎ
달작지근해 를 봤습니다. 정말 재미없었습니다. 하지만 인기 있었습니다. 그 이유를 알고 싶습니다.
@fify1123 네,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부터 우리 작가와 작가협회가 잘 해야겠습니다.
시시콜콜한 질문 하려다가 다른 댓글보고 ㅜㅜ 그러면 안 될거 같아서 ㅜㅜ 그래도 뜻깊은 성과를 알게 되었네요^^ 감사합니다.
@노영식 글쎄요. 인도까지는 생각 못했는데요. ㅎㅎ 사실 관심도 좀 없고요. 아무래도 이번 할리우드 파업 승리가 최초의 사건이다 보니.. 인도 역시 할리우드의 성과를 기준점으로 잡지 않을까요?
좋은 질문 감사합니다.
@이기원 존경하는 작가님. 일목요연합니다. 호칭에 미사여구를 주렁주렁 달아드리고 싶을 정도입니다. 할리우드의 승리(@박산호 작가님 표현)가 인도의 봄베이(현 뭄바이) 할리우드, 발리우드에서는 움직임이 어떠한지, 혹시 한국이 타산지석으로 참고할 만한지도 궁금합니다.
@jojoqqq22 제가 협상위원으로 있을 때는, 제가 무능력해인지 성과가 별로 없었습니다. ㅠㅠ 그런데 최근에는 유튜브랑도 계약을 하고, 오티티 오리지널도 계약이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좋은 협상 결과가 기대됩니다.
그리고... 말씀하신 막내 작가의 처우는 최근 몇년 동안 달라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예능의 경우, 최저 시급보다 조금 나은 수준으로 1년에서 3년 정도 하게 되는데, 야근 수당 등이 없기 때문에 실제로는 최저 시급 수준이라고 합니다.
좋은 질문 감사합니다.
@JoR 인공지능(AI)는 누구 말마따나 '이미 와 있는 미래'입니다. 안 쓸 수는 없는 것이고, 그들이 우리 삶을 침범하는 것도 막을 수 없는 일입니다. 다만, 제도 잘 정비해서 최대한 공생하는 지혜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직은 인간의 창작 능력을 따라오지는 않은 것 같아 그나마 다행이란 생각입니다. 좋은의견 감사합니다.
@JoR 사실 작가 개인이 해야 할 일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협회가 고료 협상 등을 할 때 협상 위원으로 참여하거나 관심을 갖고 지지해주는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 가끔 그런 경우가 있다고 하는데요. 오티티 등에서 우리랑 직접 계약을 하자 하면서 저작권료를 일시불로 거래하는 것 말입니다. 그때 작가들이 저작권 수익이 생길 때마다 협회에서 받겠다고 거절하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schiele 질문 감사합니다. 미국 작가 시장에 정통하신 유건식 박사님께 이 문제를 여쭤보았습니다. 그 분 말에 의하면, 미국은 우리보다 작가를 자르는 것이 훨씬 자유롭습니다. 영화를 보면 '넌 해고야!'하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실제로 다른 모든 분야에서도 능력이 없다고 판단되면 사정없이 자른다고 합니다. 그리고 막내 작가 라인의 열정 페이도 엄청나다고 하네요. 하지만 그 단계를 지나 정식 작가가 되면, 룰에 맞게 제대로 된 금전적 보상을 돌아오기 때문에 참고 일한다고 합니다. 즉, 경력을 쌓고 크레딧을 얻기 위해서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하네요. 그런데 다만, 노조가 정한 룰을 스튜디오가 지키지 않았을 경우, 노조가 나서서 강력하게 대처한다고 하네요. 좋은 질문 감사합니다. 저도 이번 기회에 알게 되었습니다.
좋은 질문 다시 한 번 감사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작가님. 올려주신 글 잘 읽었습니다. 저는 현재 교양프로그램에서 일하고 있는 작가입니다. 미국 작가들의 파업으로 방송 제작이 밀리고 있다는 소식까지만 전해들었는데 승리라는 꿈같은 결과를 받아냈다니, 다른 나라에서 일하고 있지만 정말 기쁘기만 합니다. 다만, 미국에서 일어난 일이 한국에서 일어날 수 있을까를 생각하면 전 정말 '꿈' 같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협회와 한국의 협회를 보자면 사실 비교하기도 민망할 수준으로 힘의 차이가 나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공연계의 경우 배우 협회에서 미니멈 개런티 뿐만 아니라 맥시멈 개런티까지 정해놓아서 한 사람에게 막대한 돈이 쏠리는 걸 막고 있고 하다못해 출연자들의 대기실 화장대 사이즈까지 정해놓고 있으니까요.. 한국의 협회라고 하면.. 사실 많은 협회가 친목으로 구성되어 있지 않을까 하네요 작가 협회도 그렇고.. 방송작가 협회는 재방료를 받기 위해 가입해야 하는 곳 정도로 여겨지는게 현실아닐까 싶네요 글을 읽다 궁금증이 든 게 미국도 작가가 프리랜서 고용으로 되어있나요? 개인적으로는 프리랜서이기 때문에 작가들이 업계에서 힘을 갖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노동법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으니 고용이 쉽고 자르기도 쉬우니까요 그리고 시사교양예능쪽은 구인구직이 대부분 세평으로 이루어지는 것도 하나의 문제구요 이건 프리랜서라서 생기는 문제일수도 있을 것 같네요 세상 어느 직업이 단체카톡방에서 구인구직이 이루어질까요 ㅎㅎㅎ 메이저프로그램은 알음알음 지인 추천으로 구성되다보니 애초에 구인이 시중에 나오지도 않고 처우가 좋은, 유명한, 인기있는 프로그램을 하기 위해선 세평을 갈고 닦는게 살아남기 위한 최적의 방법이죠 그래서 팀원들을, 사례자들을, 제작환경을 견디지 못해서 나가게 되면 프로그램을 옮기는 이직보다는 아예 탈작을 하겠다고 외치는 거 아닐까 싶습니다 드라마작가와 교양시사예능 작가는 굉장히 다른 생태계를 살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교양프로그램에서 작가를 하고 있는 제 시선으로는 우선 구인공고에서 '페이 밀릴 일 없습니다', '방송 죽어도 월급나갑니다' 같은 단골멘트가 빠져도 되는 상식적인 고용 환경부터 갖추는 게 우선이지 않을까 합니다..
@EuiSun Yu 좋은 질문 감사합니다. 사실 저도 궁금한 부분이어서 방송작가협회를 통해 알아 보았습니다. 작가협회에서 현재 유튜브와는 계약을 마친 상태라고 하네요. 그리고 작가에게 그것이 수익이 돌아가는 시점은 내년 정도가 될 거라고 합니다. 그리고 오티티의 경우에는 두 가지 방식이 있다고 합니다. 먼저 국내 채널에서 방송한 드라마를 오티티에서 재방송하는 경우는, 다른 채널에 재방송하는 것처럼 계약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하네요. 그리고 오티티 오리지널은 제가 쓴 글에서 밝혔듯이 구독자 증가, 감상자 수, 감상 시간 등을 고려한 알고리즘으로 징수를 해야 하는데, 그것은 현재 협의중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이번 미국 파업의 승리가 우리 방송작가협회의 협상에 좋은 레퍼런스가 됬다고 합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작가 고료 협상 위원으로 몇 년 동안 일하셨다고 하셨는데요. 그때 그래도 성과가 있었나요? 국내 드라마를 비롯한 예능, 라디오 등 타 장르 작가들에게도 지금 당장 필요한 것들은 무엇일까요? 막내 작가들의 권익은 요즘 어떤지도 궁금합니다. 프로덕션 소속 작가의 경우에는 형편이 나은지도 궁금합니다.
지금의 방송작가협회가 유튜브와 OTT로 바뀐 미디어 환경에 대응할 역량이 있는지 의문입니다. 방송사는 유튜브 송출로 수백억 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는데, 작가들은 그에 합당한 저작료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작가협회에 문의해도 이 문제에 대해 뚜렷한 답변이 없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이건 좀 다른 질문인데요. 이번 파업의 승리로 방송계의 AI 사용이 제한되었다고는 하지만, 저는 시간이 늦어졌을 뿐 기술의 발달에 따라 창작자들의 영역이 점점 제한되는 건 피할 수 없을 것 같다는 부정적인 전망이 있습니다.(그래야 한다는 것이 아니고 결국 그렇게 되지 않을까 라는 암울한 시각 ㅠㅠ) 작가님은 AI와 작가들의 공생이 가능하다고 보시나요? 작가님이 보시는 미래 전망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다른 질문들과 결을 같이 할 것 같은데요. 여러모로 상황과 여건이 좋지 않은 지금, 한국의 작가들이 뭉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무엇이 필요할까요? 어떤 것이 해결되었을 때 작가들이 모이고 힘을 모을 기반이 마련되는 걸까요?
@JoR 인공지능(AI)는 누구 말마따나 '이미 와 있는 미래'입니다. 안 쓸 수는 없는 것이고, 그들이 우리 삶을 침범하는 것도 막을 수 없는 일입니다. 다만, 제도 잘 정비해서 최대한 공생하는 지혜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직은 인간의 창작 능력을 따라오지는 않은 것 같아 그나마 다행이란 생각입니다. 좋은의견 감사합니다.
꼼꼼한 정리 감사합니다. 할리우드의 승리가 우리의 승리도 되면 좋을 텐데 ㅠ.ㅠ
아직.. 작가는 아니지만.. 일단 총선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해야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