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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받습니다] 이태원 참사 ‘생존자’ 김초롱입니다

김초롱
김초롱 인증된 계정 · <제가 참사 생존자인가요> 저자
2023/10/26
10월 29일은 이태원 참사 1주기입니다. 26일 이태원 참사 생존자 김초롱 작가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유가족, 국회의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이야기를 주고 받는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이태원 참사라는 사회적 재난을 뉴스로 겪으며 고통을 느낀 분이라면 관심을 갖고 들어주세요. '참사 당사자'가 지난 1년을 어떻게 살아냈는지, 우리는 어떻게 애도해야 하는지 묻고 답하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이생
딱 1년이 되었습니다.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 참사가 벌어진 날로부터. 
저는 <제가 참사 생존자인가요>를 쓴 김초롱입니다. 
 
엊그제 책이 출간되고 기자간담회가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자꾸 저를 보고 용감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주는데, 사실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필연적인 일로 인해서 간담회가 안 열리면 안 될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간담회가 열리는 곳으로 갔습니다. 책을 쓰고 얼굴을 드러내고 공식적인 자리에 나가게 되면서, 자꾸만 질문하게 되었습니다. ‘나는 정말 용기 있는 사람인가?’ 사실 지난 1년간 일상이 많이 무너지고 스스로를 돌보지 못해서 얼굴과 몸이 많이 망가졌습니다. 책에 실린 프로필 사진은 참사가 벌어지기 전에 찍었던 사진입니다. 지금은 그때의 모습과는 조금 다릅니다. 얼굴과 몸이 많이 부었고요. 간담회 기사에 실린 제 사진을 보니 또 다시 괴롭고 힘들었습니다. 숨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볍게 ‘퉁’ 치기로 했습니다. 원래 저라는 사람은 끝까지 괴로워하고 고민하고 힘들어하다가 막판에 갑자기 해탈한 사람처럼 정말 1초 만에 갑자기 퉁쳐버리거든요. 나의 객관적인 상태를 점검했으니 다시 예전처럼 운동도 하고 식단 관리도 하면서 건강을 챙겨보자고 생각했습니다. 며칠간 운동을 엄청 열심히 하고 있는데 눈물이 나더라고요. 마음이 너무 아팠을 때는 운동 자체가 어려웠는데 정신을 바짝 차리고 보니 또 힘이 나는 거죠. 간담회 자리도 마찬가지였어요. 가기 전까지는 너무나 힘들었지만 결국 이 자리도 내 선택이니까, 옳은 방향으로 내 인생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기자간담회 자리에서는 날카롭게 맥을 짚는 질문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여전히 사람들이 그때 그 날 일에 관심이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나의 편견이고 오해였다는 걸 깨달았어요. 세상에는 그래도 남겨진 사람들에 대해 가슴 아파하는 사람들이 있구나, 여전히 재난을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런데 좀 더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질문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습니다.
그런 질문을 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편이기도 하고, 적극적이고 공격성을 띄는 물음을 갖는 순간, 창의적이고 여러 면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시각들이 나온다고 생각하거든요. 우리나라 사람들의 특성일 수도 있는데요. 기자분들이 더 직접적이고 직설적으로 물으셔도 좋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얼룩소>에서는 다양한 질문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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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초롱 1990년생. 방송 일을 하면서 운 좋게 쓴 책 한 권으로 마이크를 잡고 글을 쓰며 밥벌이를 했다. 답답한 한국 사회에서 개인이 행복해지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하며 살아왔다.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놀았으며 ‘자유’와 ‘이해’가 인생 최고의 가치라고 생각한다. 2016년부터 핼러윈 파티를 즐겼으며, 2022년 10월 29일 참사의 현장에 있었다. 마음이 이렇게 힘들고 아픈데 삶이 이어지고 인생을 살아내는 것이 신기했다. 자주 슬퍼했고 넘어졌지만 넘어진 김에 무언가라도 주워서 다시 일어나려 애쓴 317일간의 기록을 이 책에 담았다. 언젠가 다시 책을 써야지 생각했지만 이런 주제일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 책을 통해 마음이 단단해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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