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평온, 가을의 입김, 전지 가위로
2023/09/02
아침이 낙엽 밝는 소리를 내며 온다. 사르락사르락 떨어진 낙엽도 없는 거리를 손에 들고 있던 낙엽을 제 발 앞에 흩뿌리며 밟고 오느라 느린 걸음으로 온다.
새벽을 맞이하는 일은 발포 비타민이 녹는 것을 바라다보는 것처럼. 지리한 일.
손에 쥔 컵을 부드러운 스냅으로 저으면 물이 밖으로 튀지 않고 뒤섞이며 풀어지는
양말을 갈아 신고 햇살 아래 눈 먼 사람처럼 풍경을 더듬으며 걷는다.
여름 한 철 동안 아침이면 망치 소리와 드릴 소리를 내던 푸른 장막의 공사장은 고층 원룸 건물이 숲으로부터 뿌리가 상하지 않도록 실려와 도시에 심겨진 거대한 나무처럼 식수 되어 있었다.
이제 여름 꽃이 모두 종적을 감춰버렸어. 화분에 심어 놓은 장미 묘목은 작은 주방 가위를 들고 나온 국수집 사장이 꽃을 똑...
1번 발자국을 꾸욱 남깁니다.😉
1번 발자국을 꾸욱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