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박눈 내리던 날

살구꽃
살구꽃 · 장면의 말들에 귀를 모아봅니다.
2024/01/23
#7. - 나 홀로 드로잉

용애는 초등학교 2학년 내 친구다. 동네 어른들은 용애가 오늘 낼 동생을 볼 것 같다고 했다. 하필 한참 추울 때 애기가 세상에 나온다고도 수군거렸다. 용애는 일곱 살 남동생 똘똘이도 있다. 학교에 가려면 아직 일 년이나 남았는데 한글은 애초에 다 깨치고 숫자도 100까지 썼다.


“용애야~ 그만 놀고 어서 들어와!”


술래잡기를 하는데 용애엄마가 용애를 불렀다. 꽁꽁 숨었던 용애가 술래 앞에 나왔다.


“울 엄마가 오래. 나 갈게, 담에 다시 놀자.”


용애가 빠지자 술래잡기는 스르르 맥이 풀렸다. 친구들은 볕 잘 드는 담벼락에 쪼그려 앉았다. 용애가 이번엔 여자동생을 볼까, 아니면 똘똘이 같은 남자동생을 볼까. 아기를 낳을 때는 얼마나 아플까. 애기는 어디서 나올까. 오늘이나 내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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