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이 나온 이유가 있을 거야.

적적(笛跡)
적적(笛跡) · 피리흔적
2024/07/08
어두운 아침입니다. 아니 점점 더 어두워질 것 같은 아침이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버지에 관한 기억은 대부분 어두운 거실에서 춤을 추는 TV 화면 앞에 멍하니 앉아 계신-딱히 집중하고 계신 것 같지 않은 눈빛으로- 모습이었습니다. 간혹 리모컨을 찾아 전원을 끄면 저주에서 풀려난 사람처럼 눈을 뜨고 보고 있었다고 말씀하곤 하셨습니다. 
   
그때는 12시가 지나면 신데렐라처럼 모든 방송은 끝을 내고 TV만 남겨둔 채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아버지는 AFKN 으로 채널을 돌려 가장 작은 소리로 거실을 밝혀 놓았습니다. 
영어를 알아들었던 것은 아니고 그저 불빛을 움직이는 요정의 날갯짓처럼 바라다보고 계신 것 같았습니다. 그런 아버지는 막다른 골목길의 가로등 같다고 생각하곤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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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리고 소파에서 일어나는 아버지는 운동장에 친구들을 두고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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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겨울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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