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모임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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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나는 그 흔한 글짓기 대회 한번 나간 적이 없었다. 글다운 어떤 글을 쓰기 시작한 게 언제일까 곱씹어 보면 중학교 방송부 시절이 떠오른다. 매주 내가 방송을 맡은 요일이 되면 멘트를 써야 했다. 내 글을 쓸 줄 모르니 책에 나온 좋은 구절이나 라디오에서 들은 인상깊은 이야기를 수첩에 메모해두었다가 방송 멘트로 활용하곤 했다.
내 마음을 비로소 글로 옮기기 시작한 건 오랜 꿈을 내려놓은 직후였다. 그 꿈이 내게는 맞지 않는 옷이라는 걸 깨닫고 도전을 그만 두면서 나는 몇 달 동안 방안에 처박혀 있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던 캄캄한 날들이었다. 그때 멍하니 모니터를 쳐다보다 나는 무언가에 이끌리듯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저 마음이 하는 말을 글로 옮겼을 뿐인데, 놀라운 일들이 펼쳐졌다. 글을 쓰니 실타래처럼 엉킨 생각들이 정리되기 시작한 것. 캄캄한 암흑인 줄로만 알았는데 글을 쓰니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도 조금씩 윤곽이 잡히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그 방을 나올 수 있었다. 돌아보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