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 장면 2. - 그럼 뭐해, 마음이 텅 비었는 걸

살구꽃
살구꽃 · 장면의 말들에 귀를 모아봅니다.
2023/01/14

   
이번 주부터 1분기 종량제봉투를 대상 주민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통장 1년을 해보니 혼자 사는 어르신들의 사정을 많이 알게 되었다. 70대 후반부터 90넘은 분도 있다. 연락을 드리고 가는데 날씨가 추워서 대개 집에 계신다. 그 중에 목소리만 들어도 유난히 살가운 어르신 한 분이 있다. 그 분은 종량제봉투를 핑계로 사람을 기다리는 것처럼 뵐 때마다 ‘차 한잔’을 권한다. 

‘차 한잔’ 어르신이 사는 빌라계단이 가파르다. 1층을 지나 2층 언저리에 이르니 문이 지그시 열렸다. 어르신, 통장이에요~. 아이구, 왔어. 잠깐 들어와서 차 한 잔 해. 역시 차 한잔이 또 나온다. 어머나 어르신 고맙습니다. 저 오늘은 그냥 먹은 걸로 할게요. 이거 다 돌려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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