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사탕나무
콩사탕나무 · 나답게 살고 싶은 사람
2024/02/06

 친구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남편은 검은 양복을 챙겨 출근했다. 매번 적당한 옷이 없어 작년에 큰맘 먹고 겨울용, 여름용으로 검은 양복을 마련했다. 어느덧 결혼식이나 돌잔치와 같은 경사보다는 장례식에 발걸음할 일이 더 많은 나이가 되었다. 그렇게 검은 양복을 입는 날들이 잦아졌다. 잦아졌다고 해서 익숙해지거나 무감각해지는 것은 아니었다. 누군가의 죽음은 매번 놀랍고 허망했다.

 남편은 퇴근 후 KTX를 타고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몇 안 되는 절친한 친구의 부친상이라 다음날 발인과 화장터까지 지키고 돌아왔다. 슬픔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할 것 같은 가족들은 생각보다 무덤덤했다고 한다.

 절친의 아버지는 백억 대의 유산을 남기고 돌아가셨다. 주변이 다들 고만고만한 삶을 살고 있기에 본 적도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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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지만 천천히 정성을 다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schizo12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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