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을 이겨낸 꽃씨들이

적적(笛跡)
적적(笛跡) · 피리흔적
2023/03/13
절대로 절대로 꽃이 피어나지 못할 거야 라고 어젯밤 바람이 불었습니다. 모란은 창가에 앉아 어깨를 움츠리고 떠내려가는 꽃씨와 바람의 잔근육의 드센 움직임을 바라다보며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야옹 소리보단 높게 내게 말을 건넵니다. 고양이는 인간에게만 야옹거린다고 합니다. 
   
바람의 주파수를 맞추기 위해 손가락을 쫙 펴고 이리저리 움직여 봅니다. 손가락 사이로 수신 된 음악 소리는 아직 잡음으로 어떤 노래이니 알 수 없습니다. 또 걷고 걷습니다.
문득 내가 꽃길을 걷는 것이 아니라 지나온 길마다 꽃이 피어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작년 봄 여기는 개나리가 피었고 진달래가 철쭉 하나가 피어났던 골목을 걷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냅니다.
집 뒤로 목련 나무를 보러 갔습니다. 봄이 돼야 목련 나무는 나는 목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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