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방울도 끈적거릴까.

연하일휘
연하일휘 · 하루하루 기록하기
2023/04/29
작은 빗방울들의 향연으로 시작될 줄 알았더니, 굵게 떨어지며 바닥을 두드리는 소리가 전해진다. 어제부터 예보된 비는 새벽에 잠시 모습을 비추다, 뒤늦게서야 온 세상을 가득 메워버린다. 한 낮의 더운 공기에 습도가 더해지니 무겁게 짓누르는 공기가 답답하다. 묵직한 온기 속에 있는 느낌인데, 왜 추위가 함께 느껴지는 것인지. 비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며칠간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한 내 몸이 날씨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탓이다.

친척의 결혼 소식에 남동생과 부모님은 결혼식장으로 향한 날이다.  어머니는 결혼식장에서 조금 더 자리를 지켜 주신다 하더니 데리러 와 줄 수 있냐는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현관에 세워진 우산을 향한 시선을 금세 돌려버리며 집을 나선다. 지금은 비가 많이 내리지 않으니까. 자잘한 빗방울들이 머리카락을 두드리며 튕겨나간다. 툭- 처마 끝에 고여있던 빗방울일까, 큰 물방울 하나가 정수리로 떨어지며 주르륵- 얼굴을 타고 흐른다. 차가워야 할 것 같은데, 오히려 온기가 자국을 남기며 흘러내렸다.

작게 입안으로 욕을 내뱉으며 옷으로 물기를 훔쳐낸다. 그런데, 왜 닦아내도 닦이지 않은 느낌일까.

이미 흘러내려간 빗방울의 느낌이 남아있다. 다친 상처에서 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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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걸 좋아하지만 잘 쓰진 못해요. 사교성이 없어 혼자 있는 편이지만 누군가와의 대화도 좋아해요. 긍정적으로 웃으면서:) 하루하루 살아가고픈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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