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균
유한균 인증된 계정 · 출근시간에 우린 누구나 철학자가 된다
2024/02/14
마치 호박이 덩굴째 굴러오는 것처럼, 우리 인생을 흥미롭게 해주는 사건은 불현듯 찾아오곤 한다. 이번 사건의 시작은 내 글에 달린 에디터님의 댓글이었다.
사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어? 이분이 무슨 일로 나에게 연락했을까 따위의 어설픈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보다는 순수하게 기뻐했다. 노트북으로 그 댓글을 보자마자 아내를 불러 자랑했다. 이것 좀 봐. 아내 역시 같이 축하해주었다.
   
그 댓글을 통해서 에디터님과 연락을 시작했고, 당연히 전자책 출간으로 이어졌다. 신혼여행기를 써서 출간하다니. 그 사실 자체가 재밌다.
   
누군가에게는 작은 발걸음에 불과하겠지만, 나 개인에게는 큰 도약이다. 내가 쓴 글이 누군가에게 인정받았다는 자체만으로도 기분 좋다. 거기에 전자책을 통해 더 많은 사람과 만날 기회가 더불어 왔다.
   
어쩌면 내가 다음 글을 쓰게 된다면 이야기겠지만, 이제 나의 ‘첫 번째 글’은 <한 번뿐인 그리스 신혼여행기>로 확정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그래도 이 글이 내 눈에만 그런지 몰라도 너무 이쁘다.
여행기는 늘 사적(私的)인 글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 여행 기간과 여행 장소, 그리고 동행자는 사실 독자에게 똑같이 재현될 수 없다. 그래서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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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웠던 공부들이 어느새 거짓말처럼 향 연기마냥 머릿속에서 사라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나이가 들어도, 그 시절 고민했던 내가 남아있게 글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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