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 호야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2/03/27
고양이를 키우게 된건 순전히 남편의 신박한  제안 때문이었다.
동물을 좋아하는 가족들은 강아지를 키우자고  주야장천 나를 졸라댔다.
그러나 나의 신념은 확고했다.
개는 마당에서 키우는것이다...
아무리 말해봤자  마누라  의지를 꺾지 못하겠다 판단한 남편은 절충안으로 고양이를 내세웠고  애들은 환호했다.
나도 사실은 동물을 무척 좋아한다.
다만 수없이 겪은 이별의아픔이 두려운거지.
담날 큰딸은 득달같이  새끼고양이를 데려왔다.  아주 앙칼진 녀석으로.
남편은 귀엽다고 만지려 했지만 손길을 허락치 않았다.  한번 닫은 마음은 영원히 열리지 않아 평생 한번도 만져보질 못했다.
큰딸은 지가 델꼬 왔음에도 미움을 받아 지나가다 책장 위에 앉은 고양이에게 머리카락을 뜯기기 일쑤였다.
나는 그저 밥이나 챙겨주는 아줌마 정도로 여기고 딱 2번 쓰다듬기만 허용했다.
더이상 만지면 큰일난다. 사정없이 할킨다.
작은딸은? 죽고 못사는 사이가 되었다.
결국 고양이는 우리고양이가 아닌 작은딸 고양이가 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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