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가게> 2. 장사의 꽃

나철여
나철여 · 철여라 부르고 할미라 읽는다^^
2024/03/27
시대는 여전히 혼란스럽다.
누가 먼저랄것 없이 자영업자들의 한숨과 폐업신고가 늘어 만 간다. 자영업자들은 무엇으로 사는가. 빠른 현대가 낳은 슬픈 자화상이다.
실업자의 실업률은 속고 속이는 통계 일 뿐이다. 고객도 갑이고, 직원도 건물주도 본사도 갑이다.

재래시장과 소규모 장사들,
뿐 아니라 초대형마트와 백화점까지 갑과 을의 관계에서 서로 꼬리에 꼬리를 물다 마침내 꼬리 자르기를 한다. 살아남기 위한 수단이다.

누군가는 잘린 꼬리에 평생을 바쳐 모은 재산도 날리고 빚더미에 앉아 울고 있을지도 모른다.

홈쇼핑보다 더 빠른 인터넷쇼핑 그보다 더 빠르고 더욱 빠른 새벽배송까지, 빠르게 변해간다.

빈 가게는 먼지 만 쌓인다.
봄은 찾아 왔지만 문틈 사이로 바람에 쓸려 들어 간 작년 낙엽을 보니, 주인을 못 찾아 해 넘긴 점포다.
화려했던 꿈은 간곳없고 지금 빈 점포만...by.철여

'임대' 현수막 한 귀퉁이가 떨어져 있다. 널부러진 의자들, 켜켜로 쌓아놓은 탁자들 위에는 보증금 하나 못 건진 눈물들로 얼룩져 있다.

아직도 장사의 꽃을 피우려는 당신에게 말한다.
개업은 빛날 화(華)환,
폐업은 시들 조(凋)화다.

장사의 꽃은 높은 매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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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사랑의 시작은 설렘이었다. 매장 앞은 지인들의 축하 화환과 화분이 즐비했다.
한결같은 고객사랑은 기대할 수 없었다.
고객 감동에도 과학적인 운동 에너지를 불어 넣어야 한다. 고객을 움직이게 하지 않으면 곧 얼어 붙는다. 뜻하지않은 실수조차도 거들 때가 있다.

황금 매장 고정고객 수는 1만 5천명이다.
한번은 특판행사 [3일간 만원의 행복]이라는 DM 발송 예약을 걸어놓고 퇴근했다. 오전(am) 오후(pm)를 확인 못 한 실수가 새벽 2시에 발송 된 사건이다. 지금도 끔찍할만큼 소름 돋는다.이튿날 아침 오픈 시간, 새벽에 문자 알림 소리에 깬 고객들의 항의전화로 전화통에 불났다. 그 위기를 또 기회로 삼았다. 실수는 예의바르게 인정하고, 담담하게, 행사가 특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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