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구꽃
살구꽃 · 장면의 말들에 귀를 모아봅니다.
2023/05/20
딸애를 낳고 백일 좀 지나서
일을 하게 되었다.
아이는 시엄니가 봐주셨다.

시엄니댁과는 지근거리에 있어서
아침이면 딸애를 맡기러
엄니네 집에 가는데, 갈 때마다
면 기저귀를
한보따리 들고 가야했다. 그때 당장 필요해서
일터 근처 팬시점에서 5천원 주고 샀다.

아이를 업고
기저귀가방을 어깨와 허리에 사선으로 메고
종종 걸음치며 엄니한테로~

이 기저귀가방이 딸 중고등때는 보조가방이 되더니
대학때도 곧잘 메고 다니는 가방이 됐다.

엔간하면 벌써 버리고도 남았을 저 가방.

"어때? 난 이거 괜찮아, 친구들도 놀래, 이게 내 기저귀가방이라면~ ㅋㅋ"

성인이 되어서도 캐쥬얼한 옷을 입고 저 가방을
때때로 멘다.

서른 넘은 딸애와  나이 먹어가는 기저귀가방.

저 가방 볼 때마다 딸애를  지극정성으로 돌봐주셨던

시엄니가 생각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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