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정온 동물 이라서

적적(笛跡)
적적(笛跡) · 피리흔적
2023/05/16
몸은 흠뻑 젖은 행주를 힘껏 짜낸 뒤 수전에 걸어둔 것처럼 걸어 둔 모양 그대로 말라 있습니다. 아니 굳어있습니다. 
   
뭘 했다고…. 그렇게 맥을 못 추는 거냐 어린놈이 너만 돈 벌고 너만 힘든 거 아니다 남의 돈 먹기가 그리 쉬운 건 줄 알았냐 어서 정신 차리고 일어나라 
   
갑자기 스무 살 남짓의 저에게 했던 엄마의 잔소리는 방문을 열어 벼르고 서 계시는 엄마의 기운이 느껴지며 눈을 떴습니다. 널어놓은 대로 굳어진 행주 같은 몸을 움직여 조금 부드럽게 만들고 눈을 비벼 뜹니다.
   
모란이 깨어난 것을 축하한다며 손등을 핥다가 손가락을 물어댑니다.
   
스무 살의 그때가 아니구나 
   
혹시 어제 누군가 우리 집에 와서 흠씬 나를 두드려 패고 그대로 침대에 눕혀놓고 간간 아닐까요? 문은 잠긴 걸 보니 ...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언제나 겨울이었어
2.5K
팔로워 794
팔로잉 8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