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요즘 그렇다고 말해줄래요?

적적(笛跡)
적적(笛跡) · 피리흔적
2024/01/04
이불 속에서 나오는 일은 이불로 들어가는 일과는 사뭇 다릅니다. 침대 위는 집안 공기와는 다르게 서늘하기까지 합니다. 전기장판을 켜고 이불을 덮으면 플랫폼에서 열차를 기다리듯이 전기장판에 뜨거워지기를 기다립니다. 모란이 잠시 제 주위를 한없이 돌다가 왼쪽이나 오른쪽 뺨 가로 다가옵니다. 
   
이불을 살짝 들어 올리면 이불 속을 들여다보며 안을 살핍니다. 그리고 다시 이리저리 돌아다니거나 흥미를 잃고 다시 반대편으로 다시 그 반대편으로 그리곤 이불 속으로 꼬리까지 다 들어오면 가만히 이불 속에 엎드려있다가 가슴을 타오르거나 허리에 제 몸을 널어 놓듯이 올라타고 있습니다. 잠시 모란을 위해 정지해있으면 오늘 잘 곳을 찾은 나그네처럼 양 발을 모은 무릎 뒤쪽이나 겨드랑이 사이로 파고들어 자리를 잡습니다. 
 ...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언제나 겨울이었어
2.5K
팔로워 794
팔로잉 8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