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 속 문장 15 – 생텍쥐페리, 집이 경이로운 것은
2023/09/21
“아! 집이 경이로운 것은 그것이 우리를 보호해 주거나 따뜻하게 해주기 때문도, 우리를 위한 벽이 있기 때문도 아니다. 다만 우리 마음속에 그 아늑한 물건들이 천천히 쌓여 왔기 때문이다. 그것은 우리 마음 깊숙한 곳에서 이 어렴풋한 덩어리를 만든다. 거기에서 샘물처럼 꿈이 생겨난다.”
- 생텍쥐페리, 『인간의 대지』, 허희정 역, 펭귄클래식, 2009, 76쪽 기억이 정확하다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22차례 이사를 했다. 적지 않은 이동이었다. 대부분의 이사가 의지와는 무관하게 이루어졌지만, 독립을 한 이후에 이루어진 이사도 10차례나 된다. 떠돌아다닌 책임이 내게도 절반 가까이 있다. 대부분의 이사가 도시에서 이루어졌다는 것으로 변명하기에도 너무 잦은 이사였다. 한 곳에서 가장 오래 산 것이 7년쯤이었다.
잦은 이사가 남긴 것은 집에 대한 낮은 애착이다. 지금까지의 시간이 한국 안에서 이루어지기는 했지만 디아스포라로 살아온 셈이다. 가족사 속에 디아스포라의 운명―강원도 평강군에서 태어난 아버지 형제자매들은 6.25를 겪으며 뿔뿔이 흩어져 중국, 북한, 남한 3개의 국적을 갖게 되었다―이 원형질로 들어앉아 있어서, 남들과는 다른 고향...
- 생텍쥐페리, 『인간의 대지』, 허희정 역, 펭귄클래식, 2009, 76쪽
잦은 이사가 남긴 것은 집에 대한 낮은 애착이다. 지금까지의 시간이 한국 안에서 이루어지기는 했지만 디아스포라로 살아온 셈이다. 가족사 속에 디아스포라의 운명―강원도 평강군에서 태어난 아버지 형제자매들은 6.25를 겪으며 뿔뿔이 흩어져 중국, 북한, 남한 3개의 국적을 갖게 되었다―이 원형질로 들어앉아 있어서, 남들과는 다른 고향...
@천세진 이번 추석에는 가서 꼭 귀를 대보고 오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천세곡
나와 무관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조차 부모님께는 소중한 것들일 겁니다.
귀를 기울이면 모르고 있었던 이야기를 들려줄지도 모릅니다. ^^
부모님께서 사시는 집이 제가 사는 집보다 훨씬 아늑한 이유가 있었네요. 오래된 물건들이 많아서 제발 좀 버리시라고 잔소리만 했었거든요. ^^;; 미니멀라이프도 좋지만, 내가 살고 있는 공간에는 무엇을 쌓아가고 있는지 생각해봐야겠습니다.
@신승아
비가 오는 날에는 운명의 발자국 소리가 더 또렷하게 들립니다.
그 또렷한 소리가 따뜻한 기억으로 자랄 때까지 살아내는 것,
그것이 삶이 가진 진짜 미학이 아닐까 싶습니다.
마음으로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디아스포라의 운명을 가진 자 여기 한 명 더 있습니다.
울적해지는 날이면 제 안에 깃든 앳되고 슬픈 얼굴을 마주하곤 했어요.
오늘 이 글은 그 동안 제가 흘린 눈물을 닦아주는 손수건 같이 느껴져서 더 뭉클했습니다…
@신승아
비가 오는 날에는 운명의 발자국 소리가 더 또렷하게 들립니다.
그 또렷한 소리가 따뜻한 기억으로 자랄 때까지 살아내는 것,
그것이 삶이 가진 진짜 미학이 아닐까 싶습니다.
마음으로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디아스포라의 운명을 가진 자 여기 한 명 더 있습니다.
울적해지는 날이면 제 안에 깃든 앳되고 슬픈 얼굴을 마주하곤 했어요.
오늘 이 글은 그 동안 제가 흘린 눈물을 닦아주는 손수건 같이 느껴져서 더 뭉클했습니다…
@천세진 이번 추석에는 가서 꼭 귀를 대보고 오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천세곡
나와 무관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조차 부모님께는 소중한 것들일 겁니다.
귀를 기울이면 모르고 있었던 이야기를 들려줄지도 모릅니다. ^^
부모님께서 사시는 집이 제가 사는 집보다 훨씬 아늑한 이유가 있었네요. 오래된 물건들이 많아서 제발 좀 버리시라고 잔소리만 했었거든요. ^^;; 미니멀라이프도 좋지만, 내가 살고 있는 공간에는 무엇을 쌓아가고 있는지 생각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