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세곡
천세곡 · 남들과는 다르게 누구보다 느리게
2024/09/16

*사진출처: alexis-brown-omeaHbEFlN4-unsplash



한동안 여기서 열심히 썼다. 글을 쓰면 약간의 보상을 주었다. 꽤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어 쓰는 것에 열을 올렸다. 모두가 보상을 바라고 쓰는 건 아니었겠지만, 내가 쓴 글에 적절한 보상이 주어진다는 건 분명 매력적인 일이다.

보상 시스템은 글을 꾸준히 써왔던 사람들은 물론, 글쓰기를 부담스러워하거나 어려워하는 이들에게도 확실한 동기 부여가 됐다. 잘 쓰고 못 쓰고를 떠나 계속 쓸 수 있는 동력이 주어진다는 것은 이 플랫폼이 가진 가장 큰 강점이었다.

쓰는 것에 있어서 중요한 건 당장 오늘 한 편의 멋진 글을 완성하는 게 아니다. 오늘뿐 아니라 내일도 모레도 계속해서 이어 써가는 것이 관건이다. 글쓰기 근육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초보들에게 ‘지속성’이야말로 꼭 필요한 덕목인 동시에 가장 얻기 힘든 스킬이기도 하다.

바로, 내가 그런 사람이었다. 아니, 여전히 그런 사람을 벗어나지 못했다. 아직도 쓰는 작업이 꽤나 버겁고 부담이 된다. 힘들게 마음을 먹은 뒤 자리를 잡고 앉아야만 쓸 수 있는 것. 나에게 글쓰기란 그 정도로 어려운 일이다.

다만, 꾹 참고 쓰다 보니 고통의 정도가 좀 낮아지기는 한다. 예전 같으면 꼬박 반나절 투자해야 했다면 이제는 어지간한 글은 두 시간 안쪽에 써낼 수 있게 되었다. 물론, 바라기는 시간을 훨씬 더 줄여서 한 시간 이내에 뚝딱 써냈으면 좋겠다.

그래도 이게 어디냐 싶다. 아주 많이 고민을 하고 힘을 들여야만 했던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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