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질녁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3/02/09
해가 서쪽 산위에 걸려있다.
매일 보는 지는 해인데도 매일이 다르다.
공기 중의 습도. 구름. 미세먼지. 기온...  그런 것들로 매일 보는 해가 날마다 다르게 보이는 모양이다.
이맘 때면 겹겹이 겹쳐진 산들도 거리만큼 한 겹 한 겹 또렷이 그라데이션을 보여준다.
예전에 디자인학과 지망생들은 원색에 흰 물감을 점차적으로 첨가해 그라데이션을 만들곤 했었지.
자연은 흰 물감 없이도 저리 아름다운 그라데이션을 연출하니 볼 때마다 신비롭고 아름답다.
이런 해질녁이 되면 비로소 내가 활동을 개시하는 시간이다. 햇빛이 짱짱한 낮엔 드라큘라처럼 방 안에만 틀여박혀 있다가 해가 서산에 걸리면 슬슬 밖으로 나와본다.
그나마도  겨울엔 패스했지만 이제 볼에 닿는 공기가 사뭇 다르니 궁금해서 나와보게 된다.

역시나  강쥐들이 격하게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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