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했던 전류 만으로

적적(笛跡)
적적(笛跡) · 피리흔적
2024/09/05
적당한 시간에 일어났으며 다른 때보다 5분 정도 산책을 더 했습니다. 
가을은 움직이기 시작하면 잔혹하게 사라져버립니다. 
   
집으로 들어와 샤워를 합니다. 샤워를 하며 혹은 샤워를 마치고 나며 거울을 보지 않는 편입니다. 아니, 보지 않으려 한다는 말이 더 맞을지도 모릅니다. 
   
물기를 닦아냅니다. 거울 속 남자의 몸에 멍 자국이 보입니다. 푸르던 멍이 붉은빛으로 번져가며 자기 모습을 숨기려는 듯 흩어져 있습니다. 출처를 알 수 없는 멍 자국을 들여다볼 시간이 없었습니다.
   
참습니다. 최대한 참아 봅니다. 참고 참았다 화장실에 들러 목소리를 한 톤 높이는 연습을 합니다.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어! 여기 멍들었다.
   
어! 그러네 어디서 부딪힌 거지?
   
아프지 않아? 
   
모르겠어….
   
pinterest
그녀들 혹은 그들의 대답은 비슷하...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언제나 겨울이었어
2.5K
팔로워 794
팔로잉 8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