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적(笛跡)
적적(笛跡) · 피리흔적
2022/05/28


전조(前兆)의 달

나는 들술으로 모래를 걸러 
날숨으로  사막을 만드는 베두인

베두인의 장례는 봉투마다 고은 호흡을 채워 
깊은 구덩이 안의 시신을 세우는 것이었다

심해어는 단순한 문장으로 부드럽고 
밀려드는 문단앞을 발광한다

해변으로 떠오른 대왕 오징어의 
물컹이는 심해의 살점처럼

고산의 짐승은 밀생의 거친털로
추락하는 행간의 깊이로부터 보호된다

포박된 말들이 등 쪽으로부터 돋아나
푸른 눈동자를 드러내는 늑대 인간처럼

수면에 닿은 달이 바다를 마신다
흩날리는 파도로 머리에 두른 오드니
흔들리며 빛난다

자비도 없는 밤이 입을 벌리면 하얗게 
부풀어 오른 달이 편도처럼 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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